국제 크루즈 관광객, 3년5개월만에 제주로 돌아온다

오재용 기자 2023. 2.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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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순부터 본격 재개… 외국인 관광시장 활성화 기대
지난 2015년 6월 제주항에 정박한 11만t급 국제 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내리고 있다. 당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마스크를 쓰고 입국했다. 다음 달 16일 제주항에 독일 국적의 2만8000t급 크루즈 아마데아(AMADEA)호가 입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제주항과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항에 모두 51차례 국제 크루즈 선박이 들어올 예정이다. /뉴시스

제주에서 국제 크루즈 관광이 3년 5개월 만에 재개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 크루즈 단체 관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움츠려 있던 제주 외국인 관광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 제주항에 독일 국적의 2만8000t급 크루즈 ‘아마데아(AMADEA)호’가 입항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출발한 크루즈 선박이 제주항에 줄지어 들어온다. 제주항에 국제 크루즈가 입항하는 것은 2019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아마데아호는 다음 달 16일 오전 8시 제주항에 입항, 9시간 제주에 머문 뒤 같은 날 오후 5시 제주항을 떠날 예정이다. 제주항에는 이를 시작으로 3월 한 달 동안 다섯 척의 크루즈가 더 찾아온다. 올해 11월까지 모두 22차례 크루즈가 들어올 예정이다.

제주해군기지와 같이 사용하는 민군복합항인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항에도 3년 10개월 만에 크루즈가 입항한다. 강정크루즈항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다음 달 19일 입항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강정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한 뒤 약 9시간 머물 예정이다. 강정크루즈항에는 올해 모두 29차례의 크루즈 선박 입항이 예고돼 있다. 사실상 본격적인 크루즈 관광의 막을 올리는 셈이다.

서귀포 강정크루즈항은 601억원을 투입해 2018년 준공됐다. 하지만 2018년 5월 개장 이후 다녀간 크루즈 선박은 2019년 3월 퀸 메리 2호(14만8000t)와 그해 5월 마제스틱 프린스호(14만2714t) 등 2척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단체 관광 시장이 위축되면서 크루즈 선박 입항이 중단되는 등 준공 이후 5년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 때문에 2021년 1월 들어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최소 인원을 제외한 인원이 철수하는 등 크루즈 터미널 시설이 폐쇄되기도 했다.

크루즈 관광이 본격 재개되면서 제주 지역 상권과 면세점, 전세버스 등 관광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제주항 인근 중앙로 지하상가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고모(48)씨는 “크루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구입하는 마스크 팩과 영양 크림 등을 대량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크루즈 선박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세버스 운전기사인 양모(52)씨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제주에 들어오면 전세버스를 이용해 관광지를 둘러본다”며 “‘크루즈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크루즈 관광객은 2015년 62만2068명(입항 285회), 2016년 120만9106명(507회)에 달했다. 제주는 크루즈 관광이 정점이었던 2016년 한 해에만 항만 수입과 쇼핑 등으로 6500억원 상당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2017년 3월부터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어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크루즈 관광은 더 침체됐다. 이 때문에 제주 방문 크루즈 관광객은 2017년 18만9732명(98회), 2018년 2만1703명(20회), 2019년 4만6000명(29회)으로 급감했다.

제주도는 이번 크루즈의 입항에 발맞춰 강정크루즈터미널에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손님맞이 준비에 나섰다. 우선 다음 달 19일 크루즈가 입항하기 전까지 강정크루즈터미널에 환전소와 약국을 확충하기로 했다. 또 장기간 방치돼 작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무빙워크 시설도 수리했다.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1층과 면세점 등에서도 일부 누수가 확인돼 시설을 보완하고 있다. 제주도는 시설 보완 등을 위해 국제여객터미널에 1억3500만원, 강정크루즈터미널에 1억100만원의 예산을 각각 투입했다.

정재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올해 제주항과 강정크루즈항에 입항이 예정된 크루즈는 모두 51차례로, 이를 통해 12만여 명의 관광객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침체됐던 외국인 관광 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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