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카카오 카드’의 파장…음악 유통에 우선적 신주인수권까지

2023. 2. 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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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에 음반·음원 유통 협력
우선적 신주인수권도 부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팝 업계 1위 하이브의 공격적 인수 시도에 맞서는 SM엔터테인먼트의 ‘카카오 카드’가 몰고 온 파장이 만만치 않다. SM은 카카오와 손을 잡으며 “수평적인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드는 상호 전략적인 협력”이라고 강조했으나, 세부 계약 내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요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과 카카오간 체결된 사업협력계약서와 신주발행 계약서 등에는 음반, 음원은 물론 국내 공연과 팬미팅의 티켓 유통 관련 사업 협력은 물론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SM의 경우 기존 음반, 음원 유통권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드림어스컴퍼니가 맡아왔다. 음원 플랫폼 플로를 운영 중인 드림어스컴퍼니에선 SM, JYP, 피네이션의 음반, 음원 유통권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아이브·몬스타엑스, 아이유, 윤하, (여자)아이들 등의 음원·음반 유통을 맡고 있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음원시장에서 유통 점유율 톱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대 강자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달 음원시장에서도 카카오 엔터는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음원 유통 관련 사업은 카카오와 SM의 전방위 사업 협력의 일환이다”라며 “SM은 외부에 음원 유통을 맡겨왔으며, 기존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음원유통 경쟁력을 갖춘 업계1위 카카오엔터와의 협력은 SM의 국내외 매출 증대에 직결돼 중장기적인 음원 경쟁력 및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측은 SM과 카카오엔터의 음원 유통계약은 공정한 가격을 통해 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연과 팬미팅 티켓 유통도 카카오 엔터와 함께 한다. 앞서 SM은 이수만 전 SM 총괄이 지분을 가지고 있던 공연기획사 ‘드림메이커’와의 단독 계약에 따른 ‘연 최대 공연 횟수 제약’을 탈피해 가수당 연 공연 횟수를 20회 수준으로 늘려, 연간 총 콘서트를 400회 이상 열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운영을 밭은 서울 아레나의 활용으로 SM은 대형가수 대관 전쟁에 시달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연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SM과 카카오 엔터는 글로벌 매니지먼트 합작회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의 미국 자회사인 카카오엔터아메리카와 50 대 50의 합작사를 설립, SM 아티스트들의 북미 및 남미 지역 매니지먼트 업무를 합작사로의 이관을 합의했다. 합작사의 초대 대표이사는 장윤중 카카오엔터 부사장이다. 장 부사장은 현 이사회 추천으로 SM의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 내부거래 감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사업 협력 계약서에는 우선적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담겼다. SM이 또 다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카카오가 우선적으로 이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SM 측이 카카오의 지분율을 언제든 높일 수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상법 위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카카오는 ‘일반적 조항’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제3자배정 시 특히 2대 주주 등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투자자의 지분희석을 방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조항이다”라며 “SM이 투자자의 의사에 반해 경쟁자 등으로부터 제3자배정을 받음으로 인해 사업 협력 파트너십이 약화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카오를 우군으로 앞세운 SM엔터테인먼트는 이날 ‘글로벌 확장 및 투자 전략’을 발표, 총 1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음악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통합 팬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 퍼블리싱 역량 내재화(3500억원) ▷ 타 장르·지역으로의 레이블 확장(3000억원) ▷ 팬 플랫폼 투자 및 확장(2000억원) 등에 투자를 집행한다. 중장기적으로는 ▷ 글로벌 지역 확장(500억원) ▷ 메타버스·콘텐츠 역량 강화(1000억원) 등에 투자한다.

SM은 “파트너사(카카오)와의 합작법인을 구축해 미주 글로벌 제작센터를 설립하고 빠른 안정화를 위해 현지 매니지먼트사의 인수 또한 추진한다”며 “국내 아티스트를 현지에서 활동시킬 뿐만 아니라 미주에서 직접 캐스팅하고 트레이닝한 가수도 데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통해 내놓은 청사진이 화려하다. 2025년에는 7개의 국내 멀티 제작센터와 3개의 글로벌 제작센터를 구축해 26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매출로는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의 결정을 두고 하이브는 주주 가치 침해 우려가 있다며 다각도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는 이날 SM엔터 이사회 구성원에 공식 서한을 보내 “현재 SM엔터가 고려하는 추가적인 자기주식취득 행위는 자본시장법이 엄격하게 금지하는 시세조정 행위 및 형사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추가 취득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 등에 따르면 SM엔터는 약 30억원의 현금을 투입해 전날 평균 주당 평균체결가 12만2522원에 총 2만5000주를 취득했으며, 이날도 3만1194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하이브는 “대규모의 회사 자금을 이용해 자기주식의 매수에 나선 행위는 순수한 ‘주가부양 및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목적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전날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의 대금을 납부하고 주식을 취득해 SM엔터의 1대 주주가 됐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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