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감염 급증…“코로나19 이후 항생제 오남용 영향”

박준용 2023. 2. 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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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뒤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세균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 전파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슈퍼 박테리아 감염자가 5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질병관리청과 서울대 보라매병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ㄱ씨는 지난달 말 고혈압 치료를 위해 서울대보라매병원 5인실에 입원했다 퇴원한 뒤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시알이) 감염증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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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 갔다가 CRE 감염…치명률 높고 빠른 격리 최선
5년 동안 5배↑…“항생제 사용 감소 위한 체계적인 노력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뒤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세균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 전파 경로를 확인하고 있는 가운데, 슈퍼 박테리아 감염자가 5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슈퍼 박테리아는 항생제가 통하지 않는 내성을 가진 세균으로, 코로나19 이후 과도한 항생제 처방으로 감염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질병관리청과 서울대 보라매병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ㄱ씨는 지난달 말 고혈압 치료를 위해 서울대보라매병원 5인실에 입원했다 퇴원한 뒤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시알이) 감염증 진단을 받았다. 시알이 감염증은 특정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장내세균속균종으로, 사람의 장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지만 요로 등 다른 부위에 유입되면 혈류감염, 상처감염 및 폐렴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2017년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시알이 감염증 진단을 받은 환자 15명 가운데 8명이 숨졌을 정도로 치명률도 높다.

ㄱ씨는 해당 병실에서 시알이 감염환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병원 내 감염을 주장하고 있다. ㄱ씨는 <제이티비시>(JTBC)와 인터뷰에서 “최초 환자의 감염이 확인된 뒤에도 다른 환자들을 그대로 다인실에 머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쪽은 최초 감염 환자를 곧장 1인실로 격리했다는 입장이다. 시알이 감염증은 치료제가 없어 빠른 격리와 예방이 최선이어서, 방역당국은 이를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환자를 격리하고 있다. 질병청의 <2022년도 의료관련병 관리지침>을 보면, 시알이 환자는 1인실에 입원해야 하며 1인실 격리가 불가능할 경우 동일한 병원균에 감염된 환자들끼리 코호트 격리를 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시알이 감염은 병원 감염관리나 개인의 면역력 등이 연결되는 부분”이라며 “해당 병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우려스러운 사실은 최근 시알이 감염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청 자료를 보면, 시알이 감염 환자 수는 집계를 시작한 2017년 5717명에서 2020년 1만8113명까지 증가했다. 최근에는 증가세가 더 가팔라져 2021년 2만3311명, 지난해 3만534명까지 늘었다.

슈퍼 박테리아는 항생제를 오남용할 때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어, 코로나19 상황에서 환자의 2차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 처방이 는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관련 논문을 발표한 강남세브란스병원 한상훈 교수(감염내과) 등은 코로나19 이후 항생제 내성균이 증가한 사실을 밝힌 뒤 “항생제 사용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의료진의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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