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 스캔들’의 반찬가게도, ‘더글로리’의 은행나무도 이곳?[현장에서]
지난 19일 충북 청주시 운천동 운리단길로 불리는 골목 주택가에 흰색 글자로 쓰여진 ‘국가대표 반찬가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빨간 벽돌 건물에 앙증맞은 로고가 들어있는 초록색 그늘막 등 tvN 토일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나오는 ‘국가대표 반찬가게(반찬가게)’다.
“드라마에서 봤는데 진짜 청주였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조선제씨(44)가 말했다. 청주가 고향이라는 조씨는 “드라마에 반찬가게가 나오는 장면에서 청주의 상징인 ‘직지(直指)’가 한자로 쓰여져 있는 울타리가 나왔다”며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촬영지가 청주라기에 찾아왔다. 드라마 속 무대가 고향이라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일타 스캔들>은 유명한 수학학원 일타강사 최치열(정경호)과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의 로맨스를 그렸다.
드라마 설정상 반찬가게 위치는 서울의 한 사교육 1번지이지만 실제로는 운천동 한 카페를 단장한 것이다. 현재는 드라마 촬영을 모두 마쳐 반찬가게는 문을 닫았지만,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이날 이 일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반찬가게 맞은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해정씨(57)는 “<일타 스캔들> 방영 이후 운리단길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대전·울산·인천 등 전국에서 온다”며 “이들이 촬영지를 구경하고 인근 가게를 들러 주변 상인들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가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영상위원회는 지난해에만 51편 영화·드라마 촬영 때 장소를 지원했다고 22일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이 주여정(이도현)에게 바둑을 배우는 곳도 청주다. 상당구 중앙공원 압각수 앞으로, 압각수는 충북기념물 제5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다.
영화 <20세기 소녀> 에는 중앙공원·무심천·가로수길·우암산 우회도로 등 청주 곳곳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다음달 1일 개봉하는 영화 <대외비>는 청원구 내덕동 문화제조창에서 촬영했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도 충북도청이 나온다.
청주에서 영화·드라마 촬영이 이어지는 이유는 청주영상위원회 ‘로케이션 지원 사업’과 ‘인센티브 지원 사업’ 덕분이다. 청주시는 2017년 청주영상위원회를 출범하고 두 사업을 시작했다.
로케이션 지원사업은 영화·드라마 등을 촬영할 때 장소 섭외와 촬영 관련 인허가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인센티브 지원 사업은 촬영팀이 청주에서 사용한 비용 절반을 지원해 준다. 지난해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통해 같은 해 2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 영화·드라마 촬영팀이 청주를 찾아 2억6000만원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이근규 청주영상위원회 선임은 “영화·드라마 등 촬영팀은 인원이 많다. 이들을 청주로 유치해 여 식사와 숙소 등을 청주에서 해결하도록 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사업 목표”라며 “청주가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덩달아 관광객들도 찾아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영화·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해 관광객들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일타 스캔들> 제작사와 협의해 운리단실에 홍보물을 설치하는 등 관광명소로 꾸미기로 했다.
이 선임은 “청주는 도·농 복합도시로 도시와 농촌의 모습을 담을 수 있고, 수도권과 가까워 촬영에 드는 예산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영화·드라마 등 촬영팀을 계속 유치해 청주를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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