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서 몰래 나갈 순 없나요”… ‘카톡 조용히 나가기 법안’ 등장

이희진 2023. 2. 2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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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알림 없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지난달 한 네이버 카페에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원하지 않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초대받았다”며 “나가고 싶은데 조용히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댓글에도 작성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제발 단체대화방에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거나 “단체대화방에 초대될 때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줄이었다.

카카오 팀채팅 '조용히 나가기'. 카카오 제공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시민들의 이 같은 고민이 해결될 수 있을까. 국회에서 3인 이상의 대화방에서 나갈 시 조용히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명 ‘카톡 조용히 나가기법’이 발의됐다. 법안이 실제 본회의를 통과해 카카오톡에 해당 기능이 추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은 전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3인 이상의 이용자 간 실시간 대화를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대화 참여를 종료할 수 있게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일명 ‘카톡 조용히 나가기법’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으로 “사실상 전 국민의 절대 다수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용 과정에서 이용자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타인에 의해 단체 대화에 초대되기도 하고, 대화방에서 나가는 순간 ‘○○○ 님이 나갔습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뜬다”며 “퇴장하더라도 다시 초대하는 것이 가능해 이용자의 피로감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이후 무분별한 단체대화방 초대로 인한 불만은 꾸준히 있어왔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일을 하다 알게 된 분이 단체대화방에 초대했길래 봤더니 나 포함 5명이 있었다”며 “성경 관련 글이 올라왔는데, 이름을 헷갈려 잘못 초대한 것 같다. 눈치가 보여 아직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홍모(36)씨도 “회사 사내 동아리 단체대화방에서 대화가 많아 나가고 싶은데 회사생활에 불이익이 있을까봐 나가지 못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엔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없지만, 해외 주요 메신저 앱엔 이미 이 같은 기능이 탑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호 의원실에 따르면, 위챗과 왓츠앱엔 단체대화방에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있다. 위챗 이용자는 단체대화방을 나갈 때 ‘방에서 나간 것을 그룹채팅 내 다른 구성원에게 알리지 않으며, 더 이상 그룹채팅 메시지를 받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구를 받고 이를 선택할 수 있다. 왓츠앱 이용자 역시 관리자에게만 참여자의 퇴장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조용히 나가기를 구현했다.

카카오톡도 이미 지난해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하긴 했다. 하지만 유료 서비스 이용자들이 만들 수 있는 단체 채팅방 ‘팀 채팅방’에만 이 같은 기능을 적용했다.

김 의원은 “기업 스스로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해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도입한 위챗이나 왓츠앱과 달리 한국의 카카오는 이를 외면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며 “법률을 통해 전 국민이 사용하는 단톡방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운영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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