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적자, 얼마나 오래 갈까…이전 치킨게임 따져보니
기사내용 요약
과거 사례 보니…짧으면 6개월, 길면 2년도 걸려
올 상반기 삼성·SK하이닉스 동반 적자 불가피
경기 순환주기 단축 추세…하반기 적자 탈출 기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 충격이 메모리 업계를 강타하며 영업적자 공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도 적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모리 수요 둔화로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올 하반기에 과연 적자 행진을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 메모리 업계는 그동안 수 차례 적자에 내몰렸던 선례가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4분기에 94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삼성전자는 2000년 1분기부터 분기 단위로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35분기 만에 첫 분기 적자였다.
이 적자의 주범은 메모리 업황 부진이었다. 당시 D램 업계는 제품 가격 하락에도 생산을 줄이지 않는 이른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대만 업체들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가격 낮추기 경쟁이 나타나며 주력제품이었던 512MB DDR2 D램 가격은 2007년 6.8달러에서 2009년 0.5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
업계 1위 삼성전자도 치킨게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그 결과 영업적자가 ▲2008년 4분기 6900억원 ▲2009년 1분기 65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연결 실적으로 보면 삼성전자는 2009년 1분기 영업이익이 4700억원으로, 적자 고리를 3개월 만에 끊는데 성공했다.
D램 사업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치킨게임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이전 사례에서 영업적자 탈출까지 2년 정도 걸렸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연결 기준 2007년 4분기 3180억원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영업적자가 ▲2008년 1분기 4829억원 ▲2분기 1720억원 ▲3분기 4650억원 ▲4분기 8020억원 ▲2009년 1분기 5150억원 ▲2분기 2110억원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7개 분기 연속 적자 끝에 2009년 3분기에야 2090억원 흑자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버텨야 산다…업계, '월동 준비'에 만전
하지만 이전에도 반도체 치킨 게임의 승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대만과 일본 업체들의 공격적 투자로 시작된 2010~2012년 2차 치킨게임 때 D램 가격이 큰 폭 하락하며 한계 기업이 속출하는 와중에도 적자를 피할 수 있었다.
SK하이닉스도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2011년 3분기 2770억 적자 ▲4분기 1670억 적자 ▲2012년 1분기 2600억 적자를 기록한 뒤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2년 3분기(150억원 적자)에 한 차례 적자가 더 이어졌지만, 해외 경쟁 업체들보다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차례 치킨 게임 이후 D램 업체 수는 1995년 20여 개에서 단 3개로 줄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승자의 과실을 누리고 있다.
특히 메모리 업계는 자동차,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수요처가 발굴되면서 업황 다운 사이클이 예년보다 더 짧아지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당초 삼성전자가 업황 둔화에도 생산을 늘려 3차 치킨게임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능성을 낮게 본다. 올 하반기 업황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삼성전자의 이 같은 스탠스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업황 등락에서 살아남은 메모리 업계는 이번에도 다운 사이클에서도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차입해 미래 투자를 위한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1조39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3위 마이크론도 감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직원의 10% 수준에서 15%로 확대하며 반도체 혹한기 대비에 착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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