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환노위 통과…여야 대치 ‘선명’
국민의힘 ‘노조 때리기’ 속
민주당·정의당 한목소리
정부의 노조 압박에 맞서
60일 뒤 본회의 ‘직행’ 전망
국민의힘의 노동조합 때리기가 두 달째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본 이후 거의 모든 공식 회의석상에서 노조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여당 반대 속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입법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노동 의제를 두고 여야 대치 전선이 선명해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야당 주도로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가압류를 제한한 노란봉투법을 찬성 9표, 반대 0표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집단 퇴장했다.
국민의힘 환노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며 “경영계, 노동계를 편드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 경제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를 파업천국으로 만드는 법이 될 것 같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18일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거의 모든 공식회의 석상에서 노조를 공격하고 있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노조의 재정운영 투명성 등 국민이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과단성 있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틀 뒤 “노조의 재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 강경 대응해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 직후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원내대책회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노조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 등 북한 주장과 동일 행보”(12월27일 성일종 정책위의장), “조폭 행태”(1월10일 주 원내대표), “불법파업, 음서제 채용비리 등 불법행위로 기업 경영 방해”(1월27일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노조가 회계 불투명하게 하고 장부 감춘다”(2월16일 주 원내대표)고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노조 때리기’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정부와 여당의 노조 때리기를 노조 탄압으로 규정하고 민생경제부터 챙겨달라고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대통령이 말했던 물가대책은 전무하고 노조법 개정 반대 주장만 나왔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노조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혐오의 정치를 멈추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갈등 해소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 역시 민주당과 한목소리를 냈다. 환노위 소속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경고한다”며 “파업만능주의와 같은 무도한 막말을 중단해야 한다. 반문명적 말폭탄에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흔들린다”고 비판했다.
환노위를 통과한 노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개정안을 60일 이상 고의적으로 붙잡아둘 경우 환노위 표결을 통해 본회의에 직회부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되는데 야당 단독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노란봉투법이 본회의에 회부되기 위해서는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후 여야 합의나 국회의장 권한으로 법안을 상정할 수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문광호·김윤나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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