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조장" 우려에도 野 '노란봉투법' 강행...尹대통령 거부권?

김지영 기자, 안재용 기자 2023. 2. 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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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환경노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파업을 벌인 노동조합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여당의 거센 반발 속에 통과시켰다. /사진=뉴스1


노동조합이 파업을 해도 기업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렵도록 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야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며 반발해온 여당은 끝까지 반대했지만 의석 수에서 밀려 결국 표결 참여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아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본회의 상정 등 절차가 남았지만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경제계도 국회 환노위의 노란봉투법 처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 노란봉투법을 상정, 국민의힘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을 벌인 노동조합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하청노조가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과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보장하는 내용 등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환노위 의원들은 이날 노란봉투법 처리에 반대하며 '불법 파업 조장법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 등으로 항의의 뜻을 표시하다 거수 표결 직전 퇴장했다.

임이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환노위 위원들은 퇴장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의 노란봉투법 강행처리를 규탄했다. 임 의원은 "민주당도 문제점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집권했던 지난 5년 동안 법안을 방치했다"며 "그러다가 갑자기 강행처리한 이유는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위한 민주당과 민노총의 방탄카르텔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어 "진짜 노조를 위한 법이면 문재인 정부 때 하지 그랬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안 했을텐데도 (그때) 안 한 것은 결국 (지금) 민노총이 청부했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권이 아니니 윤석열 정부를 흔들기 위한 서로의 밀약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이법이 통과되면 대한민국의 경제가 어떻게 되겠나.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거부권 행사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노동정책과 법 집행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과연 노동조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매우 깊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각계각층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노조법 개정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와 여당이 수차례 반대 의견을 밝혔고 경영계가 개정안 심의 중단을 촉구했음에도 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기업간 협력관계를 약화시키고 산업생태계를 무너뜨려 대항할 수 없게 만드는 반경제적 입법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로 넘어갔다. 그러나 현재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란 점에서 처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경우 야당은 본회의 직회부 수순을 밟을 공산이 크다. 법사위에서 안건이 60일 이상 처리되지 않으면 해당 상임위원 5분의 3 이상의 요구로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직회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에선 재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1948년 제헌 이후 지금까지 총 66건이었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이 가운데 45차례 행사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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