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 | “LA 항공권 타 항공사의 반값…올해 뉴욕·프랑크푸르트 취항"

김우영 기자 2023. 2. 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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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프레미아의 보잉 787 여객기. 사진 에어프레미아

“가격은 저비용항공사(LCC)인데, 서비스 품질이 대형항공사(FSC) 수준이라면 시장에서 먹힐 거라고 확신했죠.”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고려대 사회학과, 한국항공대 항공경영 대학원 석사, 전 대한항공 독일·동유럽 지점장, 전 대한항공 한국지역 마케팅담당 임원, 전 제주항공 영업본부장·커머셜본부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제선 취항 6개월 만인 2022년 12월 월간 손익분기점을 넘긴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신생 항공사가 반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글로벌 항공 시장이 레드 오션(치열한 경쟁 시장)인 탓에 시장에 안착하는 데 수년씩 걸리는 경우도 많다. 2017년에 설립된 에어프레미아는 2022년 7월 첫 국제선 노선인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취항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국내 항공사로는 세 번째로 LA(로스앤젤레스) 노선에 취항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 국적사가 LA 노선에 취항한 것은 1991년 이후 31년 만이기도 하다.

에어프레미아는 전 세계 항공사 중 이코노미석 좌석 간 간격이 가장 넓은 게 강점이다. 그런데도 운임은 다른 항공사보다 저렴하다. 3월 1일 인천~LA 편도 항공권의 최저 가격은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49만3000원(2월 6일 조회 기준)이다. 대한항공(100만6000원)과 아시아나항공(97만58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유 대표는 “기재와 서비스 단일화로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 덕분에 운임을 최대한 낮출 수 있었다”며 “앞으로 미국 뉴욕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에도 취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 일문일답.

신생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 대표를 맡기로 결심한 이유는.
“30년 넘게 항공사에서 일했다. 여행의 시작은 비행기에 탄 순간부터라고 하지 않나. LCC의 등장으로 가격 장벽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서비스 품질도 떨어진 게 안타까웠다. 합리적인 가격에도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항공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에 대표 자리를 제안받았고, 에어프레미아의 사업 모델이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2021년 11월 이직을 결심했다.”

에어프레미아의 사업 모델은 다른 항공사와 무엇이 다른가.
“일명 ‘하이브리드 항공사’를 표방한다. LCC의 저렴한 가격과 FSC 고품질 서비스를 혼합한 개념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값이 저렴하다고 다른 LCC처럼 좌석 간 간격이 좁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좌석 간 간격은 이코노미석 기준 35인치(약 89㎝)로 전 세계 항공사 중에서 가장 넓다. 보통 항공사들의 좌석 간 간격은 29~31인치(약 74~79㎝)다. 좌석도 포르쉐 스포츠카 시트로 유명한 독일 레카로(RECARO)에서 설계·제작했다. 장거리 비행에도 편안한 착석감을 제공한다.”

운임이 동일 노선의 다른 항공사 절반 수준이다.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한가.
“가능하다. 국제선 노선 취항 6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월간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탑승률은 2022년 12월 LA 86%, 싱가포르 92%, 도쿄 91%, 호찌민 88%를 기록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입소문을 탄 결과라고 본다.”

비용 절감 노하우라도 있나. 일부 LCC는 기내식도 승객이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우리는 다르다. 별도 추가 비용 없이 기내식을 제공한다. 또 전 좌석 12인치(약 30cm) 터치스크린을 통해 영화 등 각종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항공사가 비용을 줄이겠다고 고객에게서 여행의 즐거움을 뺏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대신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우리 방식이다. 우선 보잉 787로 기종을 단일화했다. 기종을 하나로 통일하면 승무원 훈련과 정비·보수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좌석 등급도 ‘이코노미’와 좌석 간 간격이 42인치(약 107㎝)로 더 넓은 ‘프리미엄 이코노미’만 운영한다. 다른 항공사처럼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로 등급을 세분화하면 등급마다 서비스도 다양화해야 하고 이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처럼 비용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LCC의 ‘박리다매’식 경영 전략을 탈피한 셈이다.
“맞다. 2017~2018년부터 글로벌 항공 업계는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레드 오션’ 시장이었다. 기존 LCC들의 사업 모델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앞으로 국민 소득이 계속 높아지면서 장거리 노선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기존 LCC의 좁은 좌석과 낮은 서비스 품질로는 장거리 노선에서 도저히 승객을 만족시키기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에어프레미아의 사업 모델이 탄생했다.”

어려움은 없었나.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기 제작을 맡은 보잉에서조차 반대했다. 보잉에서 좌석 간 간격이 너무 넓다고 31인치(약 79㎝)로 줄이자고 했다. 그래야 좌석이 늘어나고, 수익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사업 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제작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번은 공항에서 우리 여객기를 타고 미국을 다녀온 승객이 가족과 통화하는 것을 우연히 들은 적이 있었다. ‘생소한 항공사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좌석이 넓어서 정말 좋았다’고 하더라. 그때 ‘우리가 진짜 시장에서 먹히는구나’라고 확신을 갖게 됐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다. 올해 항공 시장 전망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항공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에 나서면서 이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2023년 하반기면 여객 수요가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 다만 여전히 유가와 환율이 높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 날씨로 따지면 ‘약간 맑음’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영향은.
“두 항공사의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독점) 이슈로 운수권이 일부 국내 항공사에 재분배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내부적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미국 동부와 서유럽 노선까지 항공기를 투입할 수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 에어프레미아가 유일하다.”

에어프레미아의 올해 계획은.
“올해 상반기 보잉 787 여객기 두 대를 추가로 도입하고, 미국 뉴욕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중국 노선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기 추가 도입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Company Info
“LA 항공권 타 항공사의 반값…올해 뉴욕·프랑크푸르트 취항”

회사명 에어프레미아
대표 유명섭
법인 설립 2017년
직원 수 300여 명
보유 기재 보잉 787-9 드림라이너 3대
(2023년 4월 2대 추가 도입 예정)
취항지 LA, 도쿄, 싱가포르, 호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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