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34 대 1…‘KT 대표직’ 몰린 여권 인사들 면면 보니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2. 2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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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화문빌딩. [사진 출처 = 연합뉴스]
KT 차기 대표 후보 공개경쟁 모집 결과 총 34명이 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사외 인사는 18명이다. 이들 중에는 여권 정치인들도 포함돼 있다.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대표 후보 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공모에 지원한 사외 인사 18명 가운데 KT 출신은 11명이다.

지원자별로 보면 ▲권은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진홍 전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박헌용 전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 전 KT 부사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임헌문 전 KT 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한훈 전 KT 경영기획부문장 등이다.

여권 정치인 출신 인사들 ‘도전장’…이력은?
여권 정치인 출신도 적지 않게 이름을 올렸다. 권 전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활동 당시 ‘KT 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KT 고객센터 홈페이지 해킹으로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무렵에는 법정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도전장을 냈다. 김 전 의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을 지냈다. 국회 과기위 간사도 맡았다.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김 전 의원은 통신사가 휴대전화 단말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완전자급제 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도 사외 지원자 중 한 명이다. 윤 전 장관은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경제고문을 맡았다. 이전에는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다. 참여정부 첫 산업부 장관을 맡았지만 부안 원전 부지 선정 논란이 일면서 물러났다. 이보다 앞서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직을 수행했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름을 올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새누리당에서 의원 배지를 달았다.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는 ‘홍준표 캠프’에서 줄곧 활동했다.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본부 소셜미디어 전문위원을 맡았다. 20대 대선에서는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본부실장으로 나섰다.

공모 거친 첫 CEO였는데…분위기 반전
사내 후보에는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KT 임원 후보자로는 사장급인 구현모 현 대표이사,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심사 대상에 포함됐다.

부사장급에서는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이 포함됐다.

KT 그룹사에서는 부사장급인 김철수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윤동식 kt클라우드 사장, 정기호 kt알파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홍기섭 HCN 사장이 사내 후보로 나선다.

KT는 최근 차기 대표 후보 선정 절차를 2차례나 번복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대표 후보 결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후폭풍이 컸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도 국민연금을 거들었다.

KT 민영화 이후 연임이 확정된 다음 임기를 마친 최고경영자(CEO)는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다만, 황 전 회장의 행보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7년 10월 신경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전 회장을 향해 “그만둘 생각 있나, 없나”라며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전 KT 대표들은 모두 연임 중 검찰 수사를 받았고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구 대표의 선임 절차가 연달아 번복되자 오히려 정치권 외압으로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 대표는 앞서 KT가 공개경쟁 모집 방식으로 선정한 첫 CEO다. 투명성 논란에 휩싸인 최근 상황과 구 대표가 처음 CEO가 됐을 당시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KT새노조 “이전보다 낫지만 심사기준 모호”
구 대표 취임 이후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 전략을 토대로 경영실적이 개선된 성과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 대표 연임 여부에 따라 디지코 등 KT의 대표적인 사업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구 대표 연임에 반대했던 KT새노조는 ‘깜깜이 심사’였던 이전보다 진일보했다면서도 “여전히 후보 심사 기준이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후보가 난립한 이유도 심사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 낙하산 인사도 경계했다. KT새노조는 “정치권에 줄대서 한 자리 차지하겠다는 식의 낙하산 인사는 반드시 걸러내야 할 것”이라며 “CEO 심사 과정에서도 주요주주와 소비자단체, 노동자 대표 등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낙하산 제외 ▲횡령 등 비리 전력자 제외 ▲통신사업 강화 전략 등을 심사 기준으로 제시했다.

사외 인사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은 다음 주 안으로 사내·외 후보를 검증하고 압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인선자문단의 압축 결과를 토대로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다.

이후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후보를 올리면 이사회가 차기 대표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이사회가 결정한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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