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공실" 지식산업센터 골칫덩이 전락
[편집자주]분양시장이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특히 입주 시점이 지나도 주인을 못 찾은 '준공 후 미분양'은 시공사·시행사의 막대한 손실로 이어져 할인분양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존 계약자와의 대립이나 법적 분쟁 등으로 확산될 공산도 크다. 과거에 할인분양을 진행한 아파트의 기존 계약자가 앙심을 품고 분신을 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 살포되는 분양(계약)촉진비(마케팅 비용)는 결국 건설회사에 실적 악화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향후 분양가 상승 등 간접 효과로 이어져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전가되고 사회적 손실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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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0년 전 '자서분양' 악몽, 실적 부풀리기 뇌관될듯
(3) "70%가 공실" 지식산업센터 골칫덩이 전락
"손님이 없어서 배달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요. 입주 6개월차인데 앞으로 공실이 줄고 유동인구가 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에요." ('한강 옥정 듀클래스1차' 카페 주인 A씨)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소흘-양주 구간에서 옥정나들목으로 나가 차로 3분여를 달리면 다소 동떨어진 신축 건물이 번쩍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의 지식산업센터 '한강 옥정 듀클래스1차'다. 지하 2층~지상 5층 442실 규모의 공장과 105실의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조성된 이곳은 2021년 상반기 분양했으나 대다수가 공실로 남았다.
2월13일 오후에 방문한 지식산업센터 건물은 매우 조용했다. 1층에는 편의점과 중개업소 2~3개만 영업 중이었다. 복도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입주가 완료된 사무실은 3개 남짓. 입주사 직원들을 위해 점심시간까지만 문을 여는 식당은 불이 꺼진 채였다.
고층부는 차량이 건물 내부로 진입해 화물 등을 하차시킬 수 있는 '드라이브인' 방식으로 시공됐다. 텅 빈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굳게 닫힌 철문 밖에 '임대 문의'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분양 상담' 안내가 크게 붙은 입주지원센터는 비어있었다. 창문 밖으로 미처 정리되지 못한 책상과 현수막 등이 보였다.
지식산업센터 내 공인중개사는 "현재 공실률이 70% 안팎"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식산업센터 특성상 최초 입주 후 1년이 지나야 절반 정도 입주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옥정 듀클래스1차는 옥정신도시에 들어온 첫 지식산업센터인데 입주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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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법인 관계없이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을 수 있다. 개인사업자나 일반 투자자는 분양가·매매가의 70%, 법인은 최대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2억원짜리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할 경우 현금이 4000만∼6000만원만 있어도 된다.
시행사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까지 지식산업센터 사업시행자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각각 35.0%, 37.5%씩 감면받을 수 있었다. 올해부턴 이 같은 규정이 사라졌다. 지난해 5월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세제 혜택 적용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준공 후 미분양 상태로 적체돼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주택사업자는 올해 말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대출보증' 상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지식산업센터는 비주택으로 대상이 아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자 중 많은 이들이 대출을 끼고 있다 보니 지금처럼 이자 부담이 클 때는 투자 전망이 좋지 않다"며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공실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지식산업센터는 다양한 세제혜택과 전매가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어 그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교통환경이 좋고 수요가 많은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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