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 ‘정치언어’도, 이재명 장외집회도 모두 멈추라

2023. 2.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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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수사가 1년 5개월이나 걸린 점에 비하면 검찰이 자신해 왔듯 증거가 차고 넘치는지 불명확하다.

이 대표에게 직접 간 돈, 혹은 갈 돈이 있는지는 영장에 혐의로 기재되지 못했다.

재판으로 가릴 일이지만 이 대표를 구속까지 해서 재판할지는 혐의 사실의 소명 정도,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해 법원이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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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2.17 뉴스1
검찰이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는 수사가 1년 5개월이나 걸린 점에 비하면 검찰이 자신해 왔듯 증거가 차고 넘치는지 불명확하다. 이 대표에게 직접 간 돈, 혹은 갈 돈이 있는지는 영장에 혐의로 기재되지 못했다. 대장동 4896억 원 배임, 133억 원 성남FC 제3자 수뢰는 혐의의 입증을 위해 거쳐야 할 법적 쟁점이 수두룩하다. 대장동 수사는 정권이 바뀐 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나와 진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진술 외에 스모킹건이라고 할 만한 물증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검찰 영장 청구서에는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 등 정치권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데 흔히 쓰이는 표현까지 들어 있다. 본래 배임 혐의나 개인이 아니라 기관에 건네진 돈은 이렇게 보면 이렇게 보이고 저렇게 보면 저렇게 보이기 때문에 혐의 주장에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그런 점을 고려해도 영장 청구서가 무려 173쪽에 이르고 그 속에 영장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등장하는 건 물증의 부족을 유죄의 심증을 심어주는 감성적 언어로 메우려 한다는 느낌을 준다.

국회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27일로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지지자 수만 명이 참석한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미 현직 의원과 당 대표라는 두 겹의 갑옷을 입고 있다. 민주당은 그것으로도 모자라 장외 세 과시까지 하며 이 대표를 에워싸고 있다. 그렇게까지 해서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 이 대표 방탄의 정점을 찍는다면 국민은 무슨 숨긴 죄가 많아서 저렇게까지 하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의 대장동 배임 혐의는 천문학적 개발 수익의 분배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큰 만큼 유무죄 판단이 필요하다. 성남FC 제3자 수뢰 혐의는 사실관계는 분명한 만큼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내려져야 한다. 재판으로 가릴 일이지만 이 대표를 구속까지 해서 재판할지는 혐의 사실의 소명 정도, 증거 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해 법원이 판단할 일이다. 이 대표도 국민이 없애고 싶어 하는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말고 법원에 나와 영장 심사를 받는 것이 떳떳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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