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맨, 극장가 덩크… 일본 애니, 다음은 뭐니? [S스토리]
슬램덩크 누적관객 300만명 돌파
‘만화책 세대’ 아빠들 자녀와 관람
입소문 타며 10∼20대 여성팬 몰려
“농구 운동 몰라도 재미있는 영화”
3월 ‘스즈메의 문단속’ 등 잇단 개봉
현지에서 누적관객 1000만… 큰 인기
日 콘텐츠 거부감 사라지는 추세 속
‘너의 이름은’ 기록 뛰어넘을지 주목
일본 애니메이션 특징은
동화 주요 소재 삼는 미국 애니와 차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 국내서 유명
“생각보다 재미있던데, 옆에 아저씨는 훌쩍거리더라.”
“처음엔 아빠가 보러 갔고, 그 다음엔 제가 친구랑 같이 봤어요. 언니도 봤고, 엄마는 이모랑 같이 볼까 고민 중이래요.”
김지희(16·가명)양은 ‘슬램덩크’를 본 후 팬이 됐다. 애니 주인공들의 사진을 집 책상 앞에 붙여놨다는 김양은 같은 애니를 더빙판으로 다시 볼 계획이다.
중년 남성의 ‘추억 감성’을 자극한 슬램덩크가 10·2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누적 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슬램덩크는 영화 자체의 인기를 넘어 ‘재패니메이션’(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업계도 놀란 300만 돌파… 10·20대로 관심 확장
처음 영화를 들여올 때만 해도 수입사도, 극장도 이만한 성공을 거둘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극장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처음엔 50만 관객 정도를 예상했다”면서 “그런데 100만을 넘어 놀랐고, 그다음엔 200만, 300만 목표치를 세웠지만 이 역시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특히 10∼20대 여성이 대거 신생 슬램덩크 팬으로 합류하는 분위기다.
CGV 관계자는 “개봉 초기에는 남성 관객 비율이 64%였는데 지금은 47% 수준으로, 오히려 여성 관객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20대의 예매율은 1일 18.7%에서 16일엔 23.8%로 올랐고, 10대 관객도 상당하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봤다는 김예빈(16)양은 “SNS에 계속 슬램덩크 얘기가 나와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졌다”면서 “농구를 잘 몰라서 이해될까 걱정했지만 별 문제가 되질 않았고, 최근에 본 영화 중에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아빠의 권유로 슬램덩크를 봤다는 오지영(18·가명)양은 “농구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일본 애니에도 흥미가 생겼다”고 했다.
성인 중에서도 실사 영화 이상의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영화 업계의 관심은 이제 자연스럽게 슬램덩크에 이어 3월 개봉을 앞둔 ‘스즈메의 문단속’과 ‘귀멸의 칼날’이 재패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쏠린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들’ 등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일본에서는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3월 초 개봉하는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를 기다리는 팬들도 적지 않다.
앞서 2021년 국내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21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해 흥행 순위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귀멸의 칼날은 특히 M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300만 관객을 돌파한 슬램덩크 수입·배급사는 흥행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피치를 올리고 있다. 종전 국내 일본 애니 흥행 2위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5000명)은 17일 제쳤고, 넘어설 건 ‘너의 이름은’뿐이다.
슬램덩크를 홍보하는 이노기획 관계자는 “재관람 수요도 있고, 4월엔 IMAX 상영도 확정됐다”며 “‘너의 이름은’이 세운 일본 애니 흥행 1위의 기록도 깰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간이 스토리의 중심… 살인·죽음 등 거침없이 표현
슬램덩크를 관람한 한 고등학생은 “일본 애니를 좋아하면 친구들이 ‘오타쿠’냐고 묻기도 한다”면서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하기 좀 그렇다”고 했다.
오타쿠는 한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다소 비하의 느낌이 있다. 그런 젊은 세대에게 슬램덩크는 일본 애니를 좀 더 일반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반면 일본 애니는 인간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고, 갈등, 성장, 야욕, 성욕 등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를 소재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도라에몽’이나 ‘포켓몬스터’같은 아동물도 있지만, ‘공각기동대’, ‘진격의 거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처럼 사회 문제와 인간의 고뇌를 다룬 작품이 주를 이룬다. 살인과 죽음, 성행위 등을 거침없이 표현하기도 한다. 기술 발달에도 3D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여전히 2D 방식에 세밀한 묘사를 통해 감정과 분위기를 드러내는 것도 특징이다.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인 만화 ‘슬램덩크’를 그린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감독, 각본을 맡았다. 이노우에는 애니보다는 ‘배가본드’ 등 만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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