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계약했을까요”…억대 ‘마피’ 오피스텔 주인들 전전긍긍
분양 대금 마련 차질로 미입주 대란 우려
2년 전 상한제 피해 고가 분양
집값 하락에 입주 관리 비상
부동산 포털 사이트에는 ‘계약금 포기’ 또는 ‘마피’ 등이 적힌 매물이 줄줄이 올라오는 모습이다. 대다수는 동산 과열기인 2020∼21년 분양가 통제없이 고분양가에 공급됐던 물건들로, 최근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들 수익형 상품의 ‘미입주 폭탄’이 부동산 시장 경색을 가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21년 3월 서울 서초구에 분양됐던 교대역 인근 엘루크 반포는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부동산 관련 포털에 ‘계약금 포기’ 또는 ‘마피’ 등이 적힌 매물이 올라와 있다. 전매가 가능한 이 오피스텔은 현재 공급면적 24㎡의 경우 분양가에서 최대 3000만원, 50㎡는 7000만∼8000만원, 최대 1억원까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중도금 무이자로 분양돼 계약금을 포기하고 넘기겠다는 매물도 있다.
투자용 부동산은 부동산 과열 당시 청약규제를 받지 않고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렸다. ‘마피’가 속출하는 가운데 대량 미입주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기자금의 속성상, 집값은 떨어지고 금리가 급등할 경우 자금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입주 사태가 현실화하면 가뜩이나 불안하던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또하나의 폭탄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7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논현동 루시아도산208 도시형생활주택은 일부 무피부터 최대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2021년 9월 ‘투자 광풍’을 일으켰던 강서구 마곡특별계획구역 ‘롯데캐슬 르웨스트’ 생활형 숙박시설은 분양 당시 청약통장과 무관하고 분양권 전매도 자유로워 57만여건의 역대급 청약 건수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657대 1에 달했지만, 현재 면적에 따라 5000만원, 최대 1억3000만원의 ‘마피’ 상태로 매물이 크게 늘었다.
공급 주체들은 과열기를 틈타 분양가 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하이엔드급’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고급 레지던스를 표방한 생활형 숙박시설을 높은 분양가에 대거 분양했다.
당시 청약규제를 받지 않고, 규제지역 내 100실 이상의 오피스텔을 제외하고는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투기성 자금이 대거 몰렸다. 3.3㎡당 분양가(부동산R114 자료)도 1166만원에서 2021년 1296만원, 2022년 1573만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는 2020년 3.3㎡당 2077만원에서 2021년 307만원, 지난해 4173만원으로 2년 동안 2배로 뛰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2년 전 상한제를 피해 고분양가로 분양된 수익형 상품들의 입주가 올해부터 대거 몰리면서 분양가 이하 급매물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분양 대금 마련 차질로 미입주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부분의 수익형 상품이 중도금 무이자 등의 조건으로 분양돼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사이 금리가 급등하면서 잔금 전환 시 자금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최근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전셋값도 급락해 임차인을 제때 구하지 못할 경우 미입주 사태가 길어지는 상황도 나타날 수있다고 내다봤다.
도시형생활주택도 비슷한 상황이다. 작년 7월 준공한 서초구 반포동의 더샵반포리버파크는 주변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하자 고분양가 논란이 재점화하며 입주예정자협의회가 분양가 할인과 계약해지 등을 요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알각에서는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가 살얼음판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입주 사태까지 현실화하면 분양을 연기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수익형 상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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