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더 곡소리 날텐데”…아비규환에 빠진 전세시장 [매부리레터]
2024년 상반기 역전세 절정으로
집값 20%까지 떨어지는 경우엔
갭투자 40%가 보증금 못 돌려줘
“예전에는 급한 분들은 수수료 더블로 줄테니 집 팔아달라고 했는데, 요즘은 전세 세입자 구해주면 돈(수수료)을 ‘따블’, ‘따따블’로 주겠다고 하세요. 요즘처럼 전세가 이렇게 쌓인적이 없었어요. 금리가 6%대라는데 누가 전세살겠어요.”(천안 25년차 공인중개사)
전국에서 역전세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세가는 급락하고, 전세 매물은 쌓이면서 임대인들은 ‘역전세’ 파도에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공인중개사들은 “이렇게 전세 거래가 안됐던 적은 없었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고 혀를 내두릅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대출 금리가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5~6% 전세대출 금리에 “전세 사는 게 무섭다” “전세 기간 끝나면 이사가고 싶다”는 반응을 쏟아냅니다.
문제는 세입자들은 더 싼 곳을 찾아 이사를 원하는데, 집주인들은 떨어진 전세가만큼 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는 점입니다. 불쑥 찾아온 역전세에 집주인, 세입자 모두 ‘아비규환’입니다. 그런데 역전세의 습격은 이제 시작인듯 합니다. 이달 초 국토연구원은 역전세를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역전세는 2024년 상반기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보다 내년 역전세의 습격이 더 거셀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특히 서울 지역, 강남 갭투자가 증가한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의 규제 때문입니다. 2019년 ‘12.16 부동산대책’으로 규제지역 9억 초과 주택에 LTV 20% 및 15억 초과 주택에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 규제가 시행되면서 전세를 안고 매수하는 투자가 일어났는데, 보고서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이용하면 금융규제를 회피하면서 자기자금의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보고서는 자금조달계획서상 보증금 승계 매입자의 보증금 미반환 가능성이 있는 주택은 2022년 하반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어 “전세 보증금 미반환 위험 주택 비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2024년 상반기로 추정되며, 주택 매매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보증금 승계 매입 주택 중 약 40%가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추정은 계약갱신청구권이 0%라는 가정하에 계산된 것입니다. 단,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전세계약을 유지할 경우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감소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세가 급락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안쓰는 세입자가 늘고 있습니다.
역전세에 노출된 집 중 보증금을 못돌려줄 경우는 집값이 하락할수록 더 늘어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한 현금성 금융자산 및 대출 외에 임대주택을 매도해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경우는 2021년 기준 주택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경우에도 5000 가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여기서 주택가격 15% 하락 시 주택을 매도해도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가구는 약 1만 가구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27% 하락 시 최대 1만3000 가구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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