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기와 마지막 동행 준비하는 DET, 유종의 미 거둘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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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디트로이트가 중요한 시즌을 앞두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2023시즌이 끝나면 큰 이별을 맞이한다. 지난 15년 동안 팀을 지탱해온 '슈퍼스타' 미겔 카브레라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카브레라는 지난 11월 일찌감치 2023시즌이 자신의 현역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며 은퇴를 예고했다.

이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카브레라와 디트로이트가 2016시즌을 앞두고 맺은 8년 2억4,000만 달러 계약은 올시즌을 끝으로 끝난다. 카브레라가 MVP 투표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 경우 자동 실행되는 베스팅 옵션이 2024, 2025시즌 두 차례 남아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8년 계약의 첫 해에 사실상 마지막 전성기를 보낸 카브레라는 벌써 6년째 부진 중이다. 카브레라도 이제는 자신이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느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시즌을 앞두고 과감하게 움직였다. FA 시장에서 특급 유격수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6년 1억4,000만 달러를 안겼다. 그리고 좌완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도 5년 7,7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는 올스타 외야수 오스틴 메도우즈와 골드글러브 출신 포수 터커 반하트를 영입했다.

믿는 구석은 있었다. 케이시 마이즈, 태릭 스쿠발, 맷 매닝 등 '팀의 미래'인 젊은 투수들이 빅리그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고 특급 유망주 스펜서 토켈슨과 라일리 그린이 데뷔를 앞두고 있었다. 물론 당장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지만 디트로이트는 몇 군데를 보강하면 가을야구에 근접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마운드에서는 아무도 건강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고 타선에서는 사실상 모두가 부진했다. 바에즈는 풀타임 데뷔 후 단축시즌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악의 성적을 썼고 토켈슨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으며 그린은 캠프에서 부상을 당해 데뷔가 늦었고 역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메도우즈는 부상으로 36경기에 나서는데 그쳤다.

지난 여름 빠르게 한계를 인정하며 시장 판매자로 나섰던 디트로이트는 올겨울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 여름 마이클 풀머, 로비 그로스먼을 트레이드 한 디트로이트는 이번 오프시즌에는 반하트, 앤드류 샤핀, 제이머 칸델라리오, 해롤드 카스트로, 윌리 카스트로, 조 히메네즈, 그레고리 소토를 떠나보냈다. 중심타자인 칸델라리오, 주전급 선수였던 두 카스트로, 불펜의 핵심인 소토와 샤핀, 히메네즈 등 팀을 지탱하던 선수들과 대거 결별했다.

물론 전력을 덜어내기만 한 것은 아니다. FA 시장에서 투수 마이클 로렌젠, 맷 보이드를 영입했고 세자르 에르난데스, 체이슨 쉬리브 등 베테랑들과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소토를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보내며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내야수 닉 메이튼, 외야수 맷 비어링도 받았다. 이탈한 전력을 모두 채워넣은 것은 아니지만 다시 팀을 꾸릴 수 있는 선수단은 구축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디트로이트는 다시 한 번 '재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올시즌 기대주들이 제대로 '폭발'하기를 바라고 있다.

1루수 토켈슨, 3루수를 맡을 메이튼과 네이빈, 외야를 책임질 그린과 비어링, 아킬 바두 등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지난해 주춤했던 바에즈와 메도우즈, 조나단 스쿱이 건강과 기량을 되찾고 젊은 선수들이 재능을 꽃피운다면 디트로이트 타선은 충분히 위협적인 면모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현역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카브레라가 지난해 알버트 푸홀스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로테이션도 비록 마이즈(토미존)와 스쿠발(굴곡건)이 수술로 이탈했지만 로드리게스, 로렌젠, 보이드, 매닝, 스펜서 턴불이 준비하고 있다. 사이영상을 노릴만한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모두 2-3선발 수준의 피칭은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켜준다면 충분히 다른 팀들과 경쟁할 수 있다.

다만 불펜은 불안하다. 불펜을 지탱하던 핵심 멤버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이렇다할 보강은 없었다. 마무리 후보로 손꼽히는 알렉스 랭을 비롯해 제이슨 폴리, 윌 베스트, 개럿 힐 등 경험이 많지 않은 20대 중후반 투수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저스틴 벌랜더(현 NYM)의 데뷔, 카브레라의 합류와 함께 강팀의 반열에 올랐던 디트로이트는 벌써 6년째 루징 시즌을 기록했다. 디트로이트가 마지막 위닝시즌을 기록한 것은 카브레라의 '마지막 전성기'였던 2016년. 카브레라와 디트로이트는 사실상 '운명 공동체'였다.

이제 카브레라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디트로이트와 카브레라의 마지막 동행은 어떤 모습으로 끝이 날까. 쉽지는 않지만 불안 속에서도 기대를 품고있는 디트로이트가 카브레라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미겔 카브레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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