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광주 단수 사태는 ‘인재’…사고 나야 30년 된 설비 교체하나?”

윤주성 2023. 2. 14. 11: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일 갑작스러운 단수로 광주시민 불편·혼란...덕남정수장 밸브 고장이 원인"
"고장 난 밸브 1994년에 설치...내구연한 11년 넘겨 30년 동안 한 번도 교체 안 해"
"지난 2020년 점검에서 이미 표면 부식 발견...사고 발생해야 노후 시설 교체하나?"
"밸브 고장 이후 대처도 '우왕좌왕'....첫 이상 징후 확인 뒤 8시간 만에 재난문자"
"강기정 광주시장, 오전 6시 40분 보고받고 11시 현장 도착...대처 적절했나 의문"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 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출연 : 양창희 KBS 기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BmKVnezkoD0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지난 일요일 광주에서 갑자기 발생한 수돗물 단수 사태로 시민이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양창희 기자와 함께 사고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광주시의 대처는 적절했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KBS광주방송총국 양창희 기자 (이하 양창희):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일단 사고 원인부터 알아보지요. 왜 물이 끊긴 것인가요?

◆ 양창희: 물 공급 체계부터 먼저 설명을 드리면요. 수원지에서 물을 가져와서 취수장을 거친 뒤 정수장에서 물을 깨끗이 한 다음에 배수지에 놨다가 각 가정인 아파트, 건물로 공급이 되는데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가는 관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평소에 밸브가 열려 있어야 하는데 열려 있었고요. 그런데 이 밸브가 갑자기 닫히니까 물이 안 통해버리는 그런 상황입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 윤주성: 그래서 흘러넘친 것이군요?

◆ 양창희: 그렇습니다.

◇ 윤주성: 그러면 열려 있던 밸브가 왜 갑자기 닫힌 것인가요?

◆ 양창희: 광주시는 설비가 노후화됐다, 낡았다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긴 곳이 덕남정수장입니다. 광주에 크게 덕남정수장과 용연정수장 두 곳이 있는데요. 덕남정수장은 1994년에 만들어졌고 이때 이 밸브도 같이 설치가 됐습니다. 그래서 30년째인데 그동안 한 번도 교체가 안 된 상태였고 그래서 문제의 밸브를 보니까 녹이 많이 슬어 있더라고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구동축'이라는 곳에 문제가 생겨서 이 밸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던 그런 상황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윤주성: 이 밸브를 30년 동안이나 써도 되는 것인가요?

◆ 양창희: 밸브에도 '내구연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11년입니다. 그러니까 정해진 사용 연수보다 3배 가까이 된 셈인데 다만 조달청 규정에는 '내구연한'이 지나더라도 사용에 지장이 없다면 계속 사용한다 이렇게 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래서 광주시에 물어보니까 일단 육안으로 점검을 한다고 해요. 다만 열고 닫고 하는 실험, 이것이 실제로는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시험을 해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것을 닫으면 지금 발생한 것처럼 단수가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그런데 보면 2020년에 이미 점검에서 표면에 부식이 발견됐습니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눈으로도 보이는 셈인데 이후 점검에서도 계속 '이상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어쨌든 밸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잖아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제 재난 상황 급의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해야만 내구연한 지난 물품을 그만 쓰는 것이냐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 윤주성: 생각해 보면 시설이 오래된 만큼 언제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이네요?

◆ 양창희: '하인리히의 법칙'이라는 말을 흔히 재난에서 하지 않습니까? 대형 사고 이전에 작은 징후가 많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또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해 보면 2021년 7월에 강원도 춘천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습니다. 이때는 취수장의 밸브가 파손돼서 춘천 지역에 단수가 일어났는데 광주시가 이 사고 직후에 우리도 문제가 없는지 점검을 해보겠다고 이번에 문제가 된 덕남정수장을 확인까지 해봤습니다. 매우 유사한 사고인 것이지요. 밸브 사고. 그리고 단수까지 이어지는. 그래서 점검까지 했는데 이런 현재 문제가 발생한 밸브의 어떤 문제를 짚어 내지 못했는지, 점검은 제대로 됐는지 이것이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또 2019년에는 광주에 수돗물 이물질 사태가 있었거든요. 이후에 2020년에 상수도 행정 혁신하겠다고 해서 여러 가지 개혁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 윤주성: 이번에 밸브 고장이 난 것은 난 것이고 광주시가 이후에 어떻게 대응했느냐도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부실 대응 논란이 있는 것이지요?

◆ 양창희: 네. 일단 재난 문자도 늦게 온 느낌이 한눈에 봐도 있습니다. 첫 이상이 발생한 시각을 보면 새벽 3시 30분입니다. 그리고 유출 밸브가 고장 난 것이 확인된 시간이 6시, 단수 결정된 것이 11시 그리고 재난 문자를 받은 것이 11시 42분입니다. 그리고 단수가 오후 2시쯤부터 있었는데 광주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보려다가 단수 결정 그리고 재난 문자 발송이 늦었다고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1시 정도까지 밸브를 고치면 단수 없이 갈 수 있다. 이렇게 판단을 했는데 생각보다 밸브를 고치기가 어려웠던 것이지요. 너무 부식이 심해서 물리적으로도 작동이 안 되는, 수동으로 작동이 안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요. 그래서 단수 1시간 정도 앞두고 단수 사실이 공지가 되다 보니까 시민은 물을 미리 받거나 하는 대응을 못했던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 윤주성: 강기정 광주시장에게는 언제 보고가 됐던 것인가요?

◆ 양창희: 강기정 시장에게 보고가 된 것이 6시 40분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 시장이 현장에 도착한 것이 11시로 알려지고 있거든요. 보고하고 현장 도착한 사이에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까 시민 소통의 일환으로 광주의 한 교회를 방문했다고 해요. 결과적으로 이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윤주성: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 기자 고생했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윤주성 기자 (yj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