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클래식이 될지도 모르는 K-의자

리빙센스 2023. 2. 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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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ARY

어쩌면 클래식이 될 K-의자들

기능과 디자인, 시대를 초월하는 독창성과 미학, 그 모두를 충족하며 감동을 준 의자들. 이 K-의자들은 어쩌면 미래의 클래식이 될지도 모른다.

BURT CHAIR 가격 19만원대.

매직볼트

버트 체어

Q 버트 체어는 어떤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의자인가?

직경 15.8mm의 파이프와 우리가 즐겨 쓰는 HPL(자작나무 합판), 그리고 무늬목 소재의 좌판을 이용해 간단한 구조의 작고 견고한 의자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작은 좌판과 간결한 구조, 얇은 등판 때문에 자칫 불편해 보일 수도 있지만 착좌감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 제품이라 보는 것과 실제 사용했을 때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제품이 완성됐을 때의 형상이 애니메이션〈월-E〉의 주인공이었던 로봇을 떠오르게 해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벤 버트의 이름에서 제품명을 따왔다.

Q 평소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미래적이면서도 클래식할 것, 여성적이면서도 남성적일 것, 차가우면서도 따뜻할 것.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늘 이중성을 띠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의자라는 존재는 삶 속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가구 중 하나로, 취향과 트렌드를 일상 속에 반영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요소다. 기능을 지닌 조형물이랄까? 형태뿐 아니라 소재와 제작 방식, 구조까지도 독창성을 불어넣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QUARTER CHAIR 가격 50만원대.

엠엠케이

쿼터 체어

Q 좌판의 형태가 독특하다. 쿼터 체어는 어떤 의자인가?

원의 4분의 1인 ‘쿼터(Quarter)’ 형상을 기반으로 한 형태, 사이즈를 작게 축소한 좌판과 그에 대비되도록 길게 늘인 등받이의 곡선, 원형 다릿발 등의 구조에서 예상치 못한 독특한 균형감과 입체적인 구조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디자인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요소를 붙여 구성하는 회화 기법인 콜라주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다. 조형의 근간이 되는 요소들을 우리만의 관점에서 모으고 재해석해 이어 붙였다고 볼 수 있다.

Q MMK가 생각하는 ‘요즘 의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가구인가?

우리가 만드는 가구는 기능을 지니는 것과 동시에 미학적인 오브제로 존재하길 원한다. 사용자가 우리의 라인을 아카이빙하고, 향유하는 수집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둔다. 가구란 사용자와 함께 밀접한 시간을 보내며, 지나온 이야기를 기록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존재다. 때문에 ‘요즘 사람들’에게 의자는 취향과 감성, 개별적인 언어와 일상을 담아내는 매개체가 아닐까.

NARI CHAIR no.7 18/06 가격 50만원대.

논픽션홈

나리체어 by 조규엽 디자이너

Q 간결하고 단정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나리 체어에 대해 소개해달라.

서체의 굵기를 조절하듯 재료의 두께를 달리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안정적인 구조와 간결한 형태로 어디서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자를 디자인하고 싶었다. 특히 의자를 이루는 요소 중 다리를 통해 전체적인 인상을 연출한 제품이고, 아직 과정 속에 있다. 점차 완결된 형태를 찾길 바라며 작업하는 중이다.

Q 어떤 의자가 좋은 의자라고 생각하는가?

기대어 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자 도구가 되는 의자. 쓰이는 장소나 목적에 따라 디자인은 물론 재료의 두께나 마감 방법 등을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시대의 생산 기술을 잘 반영하고 활용한 디자인이 클래식이 된다고 믿는다. 디자이너 개인으로서는 “나에게 있어 새로운 디자인인가?”를 늘 되묻는다.

P.CHAIR 가격 60만원대.

이상훈 퍼니처

피.체어

Q 볼드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P.CHAIR의 탄생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소비에트연방 시절 버스정류장을 모티프로 디자인해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출품했던 B.CHAIR를 대중화한 제품이다. 굵직한 곡선을 표현하면서도 조형감과 비례감을 잃지 않고, 앉았을 때 편안함을 주기 위해 등받이의 디테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유의 통통한(Plump) 느낌 때문에 단어의 첫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Q 오늘날 클래식이 된 의자들은 왜 클래식이 되었을까?

당대 최고의 기술을 이용해 대량생산을 용이하게 만들고 삶의 질을 높여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클래식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현재에는 마치 옷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듯 의자 역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됐다. 이 점을 가장 잘 충족시키는 의자들이 먼 훗날 클래식이 될지도 모르겠다.

FLUFFY CHAIR 가격 30만원대.

브라더우드 스튜디오

플러피 체어

Q 플러피 체어는 어떤 의자인가?

양털 같은 푹신함과 원목의 견고함을 함께 담아낸 의자다. 부클(Boucle) 패브릭이 갖고 있는 복슬복슬한 텍스처, 원목의 결과 색을 그대로 살린 다리, 등받이가 만나 편안함과 세련된 무드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다이닝 체어는 보통 등받이에 기대어 사용하기보다 앞부분으로 상체를 기울여 사용하기 때문에 좌판의 편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좌판의 베이스를 두꺼운 고밀도 폼으로 해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도록 착석감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했다.

Q 의자라는 가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지향하기 때문에 내구성을 제1의 요소로 생각한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견고하게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생산된 시대의 느낌을 잘 반영하면서도 오랫동안 일상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한 의자들이 클래식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듯, 우리가 만드는 의자 또한 오랫동안 삶 속에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Cut&Attach Chair 가격미정.

제너럴그레이

컷 & 어태치 체어

Q 이 의자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

‘선을 요소로 하는 의자에서 벗어나 면을 요소로 하는 의자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의자의 측면 판과 가느다란 다리의 대비가 이 제품에 독특한 분위기를 불어넣는다고 생각한다. 팔걸이가 있는 라운지체어는 보통 일반적인 의자에 비해 부피가 큰 편인데, 얇은 다리와 사선으로 잘라낸 옆면을 통해 공간에 두었을 때의 부피감을 덜어내고자 했다.

Q 이 제품은 물론 평소 의자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이 의자의 경우 형태적으로 간결하면서도 기능을 담당하는 요소들이 시각적으로 명확히 드러나길 원했다. 어떤 방향에서 봐도 측면 판과 팔걸이에 사용한 나무의 결이 서로 수직으로 만난다거나, 등받이의 단면이 외부에서도 보이도록 한다거나. 가구를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얼마나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표현했는가를 가장 중요시한다. 장식적인 요소를 덜어내고, 가구의 기능에 따른 형태와 구조를 강조하는 식으로. 그 과정에서 오리지널리티를 불어넣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날 클래식이라고 불리며 지금까지도 영감이 되어 다양한 디자인을 파생시키는 의자들은 모두 뚜렷한 오리지널리티를 지녔다.

editor 장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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