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선 여성 수협조합장 나올까…제주 조합장 선거 주목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 김창현 전 수산업경영인 도연합회장과 맞대결
4선 조합장 도전·2표차 승부 설욕전 등 '흥미진진'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3월 8일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여성 수협 조합장이 3선에 도전하고, 2표 차로 당락이 갈렸던 후보 간 재대결이 예고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23개 농·축협과 7개 수협, 2개 산림조합에서 조합장 32명을 새로 뽑는다.

전체 유권자는 10만4천여 명이다.

조합장 선거는 총선·지방선거 등과 달리 예비후보 제도나 TV 토론회 등이 없는 데다 후보자 등록 전까지 조합장 지위가 유지돼 현직에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제주지역 조합장 선거 투표함을 열어보면 수성보다 교체 비율이 높았다.

2015년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31개 조합 중 절반 넘는 18개(58%) 조합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당시 25개 조합에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해 13명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마저도 5명은 단독 후보 등록으로 무투표 당선된 사례로, 당시 투표로 당선된 현직 조합장은 20명 중 단 8명(40%)에 불과했다.

2019년 제2회 선거에서는 32곳 중 19곳(59%)이 바뀌었다.

현직 조합장 19명이 도전장을 냈지만 9명(47%)만이 자리를 지켰다.

농협 관계자 등은 이 같은 원인으로 자산 2천500억원이 넘지 않는 상임조합장의 경우 3선 연임이 제한되고, 조합장 임기 4년 동안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4선 조합장이 나올지 관심사다.

이번 선거에서 김녕농협 오충규(72)·조천농협 김진문(69)·중문농협 김성범(71) 조합장이 4선에 도전한다.

제주지역 역대 최다선 조합장은 5선을 지낸 함덕농협 한정삼·한림농협 신인준 전 조합장으로 그동안 4선에 도전해 성공한 조합장은 이들 뿐이다.

'금녀의 벽'을 허물고 전국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여성 수협 조합장이 된 서귀포수협 김미자(59) 조합장의 3선 여부도 관심거리다.

지난 선거에서 김 조합장은 단독 후보로 나서서 무투표로 뽑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김창현(55) 전 수산업경영인 제주도연합회장과 맞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선거에서 2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던 추자도수협의 경우 4년 만에 재대결이 예고됐다.

이강구(65) 조합장은 재선 고지를 앞두고 다시 한번 김춘옥(63) 대의원을 상대로 아슬아슬한 대결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2회 선거 당시 이 조합장은 전체 307표 중 153표를 얻어 151표를 얻은 김 대의원을 2표 차이로 이겼다.

추자도수협 처럼 당락을 살얼음 대결이 예상되는 곳이 더 있다.

2015년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당시 고산농협의 경우 1위 득표자(당시 51세)가 288표를 얻어 2위 득표자(당시 62세)를 1표 차로 앞섰다.

하지만 참관인 이의제기에 따라 재검표가 이뤄졌고, 선관위는 심의를 거쳐 1위 득표자의 유효표로 집계됐던 1표를 무효로 처리해 두 후보가 동일하게 287표를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했다.

결국 농협 정관 제86조 제1항에 따라 연장자인 60대 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당선자로 확정됐다.

낙선한 50대 후보는 4년 후 치러진 제2회 선거 때 또다시 출사표를 던졌지만 4명 중 3등에 머물렀다.

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후보자 등록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할 행정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뤄진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은 오는 23일부터 3월 7일까지로 투표는 3월 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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