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미국서 리턴' 이소담, "여축은 한·일 등 亞가 최고... 세계 벽 높지만 해볼만하다"

임기환 기자 2023. 2. 12. 11: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일레븐=동해)

여자축구의 대표적 미드필더 이소담은 2021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바 있다. 비록 도전은 한 시즌만에 끝났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지난해 경주 한수원(한국수력원자원)을 통해 국내로 리턴한 이소담은 복귀 2년 차에 기지개를 켜려 한다.

이소담은 현재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 일원에서 소속 팀 한수원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소담은 "미국 나가기 전에 했던 인터뷰가 마지막이니 참 오랜만이다. 1년도 더 된 것 같다"라며 환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이소담은 울산과학대학교 졸업 후 2015년 대전-구미 스포츠토토를 통해 프로 데뷔했다. 2017년까지 뛰다가 2018년 WK리그 최강자 인천 현대제철 레드엔젤스로 이적해 활약했다. 이때의 폼을 바탕으로 미국 무대까지 진출했다. 뉴욕 고담 FC다. 그러나 미국 커리어는 길지 않았고, 한 시즌 만에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한수원을 통해서였다.

한수원에서 맞는 국내 복귀 무대는 쉽지 않았다. 부상의 마수가 그를 덮쳤다. 시즌 초반 큰 부상(왼쪽 무릎 십자 내측인대 파열)을 당했고, 4월에 수술까지 해야 했다. 9~10월께 빠르게 팀에 복귀해 동료들과 같이 해보려다가 안 쓰는 근육을 쓰면서 부상이 더 악화되었다. 다른 사람의 건을 이식했던 까닭에 자리 잡으려면 1년 이상 걸리는 시점에서 무리하게 복귀를 추진하다 결국 팀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소담은 죄책감에 젖어 지냈다. 그는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동료들에게 당연히 미안했다. 정말 앞이 까마득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 그를 송주희 감독과 구단이 지지했다. 이소담은 "감독님께서 잘 기다려 줄 테니 조바심 갖지 말라며 배려해주셨다. 나 역시도 최선을 다해 돌아와 팀에 보탬이 되는 게 그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열심히 재활했다. 팀에는 고마운 마음뿐이다"라며 구단에 대한 감사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태는 어떨까? 이소담은 "아직 근육에 무리는 있다. 제주 전훈 때 본격적으로 시작한 거라 절반 정도 올라온 거 같다. 사실 경기력이라는 게 폼이 좋다가도 1년 쉬어버리면 올라오는 게 쉽지 않다. 시야도 마찬가지다. 다만 훈련 때 볼을 잡으면 동료들이 압박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려해 주셔서 나아지고 있다. 실수하면 '괜찮다'고 독려해준다. 미국에선 배려가 없다. 우리 선수들은 착하고 인성이 너무 좋다. 서로 존중해준다. 이들을 보며 오히려 더 많이 배운다. 우리 팀엔 어린 선수들이 많지만 좋은 점은 더 많다. 이 팀에선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라며 근황과 2년 차 팀에 관한 느낌을 전했다.

이소담은 서두에 언급했듯 해외 리거 출신이다. 현대제철 소속 당시의 좋은 폼을 이어가 세계 정상급 무대 중 하나인 미국 리그까지 진출했다. 미국 커리어는 짧았고 아쉬움도 남았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이소담은 "미국은 한국과 정반대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체격이 커서 그런지 힘은 물론 속도도 뛰어나고 저돌적이다. 센터백도 골키퍼도 일단 다 크면서 빠르기까지 하다. 내가 부족했던 부분으로 많이 배웠다. 그래도 공은 우리(한국 선수들)가 잘 찬다. 한국과 일본이 아기자기하게 찬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이 나가더라도 먹힌다고 본다. 실제로 일본 선수들은 독일 등 해외에 많이 나가 있다. 우리도 (지)소연 언니가 발판을 잘 만들어주셨다. 언니 만나면 '너희도 할 수 있다. 세계 벽 높지만 부딪치면 이겨낼 수 있다' 등 조언 많이 해주신다. 우리 선수들이 WK리그만이 아닌 해외 진출에 관한 꿈을 품었으면 좋겠다"라고 미국과 한국 리그의 차이점, 그리고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아무래도 부러운 부분은 인프라와 관심도다. 소속 클럽 동료가 CF에 나온다고 하니 시장성은 말 다했다. 이소담은 "여자축구인데도 팬들이 경기당 몇만 명씩은 들어오는 듯하다. 여자 대표팀이나 포틀랜드 경기는 정말 많이 들어온다. 시골 팀들도 많이들 보러 와 주신다. 미국에선 가족끼리 보러 갈 수 있는 곳이 축구장이라는 인식은 있다. 커다란 구장도 꽉 차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리 못해도 1만 명씩은 채우는 곳이 미국 여자축구다. 그렇지만 한국 시장도 많이 올라왔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래 수준은 아니다. 톱스타 아닌 이상 금전적 부분은 한국이 훨씬 낫다. 서로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라고 직접 경험하고 느낀 부분들을 전했다.

이제 그렇게 배운 점들을 한수원에 녹여내 우승을 이끌어야 하는 이소담이다. 그리고 지난해 충분한 믿음을 구단으로부터 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소담은 "다쳤음에도 믿고 기다려 주셨다. 이것만으로도 감사한 데 부주장 타이틀까지 주셨다. '다쳐서 공백이 길었지만 괜찮아'라는 신뢰의 증거로 여겨졌다. 선수들을 리드하거나, 스텝과 선수들 사이에 좋은 영향 줄 수 있는 선수라고 보신 듯하다. 민지 언니 혼자서 리드하면 힘들다. 함께 좋은 팀 만들어 보라고 선생님들이 고민한 결정인 것 같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여성으로만 이뤄진 팀이라 남성 팀에서 느낄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을 듯했다. 어느덧 이십 여 명 되는 팀에 예닐곱 번째로 팀의 고참급이 된 이소담은 "팀 분위기는 워낙 좋다. 그렇지만 여자들끼리 있기에 불화 없을 순 없다. 다만 그걸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스태프한테 요구할 수 있는 게 소통이라고 본다. 민지 언니가 당근을 준다면 난 채찍을 치는 편이다(웃음). 경기장에서도 오히려 칭찬만 하지는 않는다. 어수선할 때 때로는 선수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래도 언니 혼자 힘드니까. 부주장인 (김)혜영이는 착한 성격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실업까지 함께 한, 할 말 안 할 말 다 하는 사이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나눈다. 그런데 선택은 내가 한다(웃음).

"뛰고 싶은데 뛸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웠다"던 이소담은 "초반에 100%는 아니지만 좋은 몸 상태 갖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선수라는 게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사소한 근육 부상 하나에도 1~2주를 쉬면 2배의 시간을 투자해 몸을 만들어야 하는 게 선수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최상위 성적을 내도록 주축으로서 보탬이 되는 것이다"라며 사실상 한수원 첫 시즌일 2023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현대제철 소속으로서 현대제철과 더비에 임하는 각오로는 "현대제철에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가장 많은 건 사실이다. 대표팀 소속도 가장 많고 매년 좋은 선수를 영입한다. 그렇지만 여기 와서도 이기지 못할 거란 생각은 안 해봤다. 오히려 수원 FC 위민이 늘 가장 힘들었다. 이번 시즌은 현대 한 팀만이 목표는 아니다. 수원도 너무 많이 보강했고, 지소연, 심서연 등 베테랑도 많다. 다른 팀들도 많이 올라 와서 어느 팀 하나 쉬어갈 팀이 없다"라고 밝혔다.

송주희 감독 부임 이후 2인자 위치를 확고히 한 한수원의 목표는 정상. 그렇지만 이소담은 이인자라는 성과조차 평가절하할 일이 아니며, 온전히 그 노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소담은 "매번 우승을 놓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준우승한 것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 타이틀을 사람들은 말로만 듣지만 그걸 이루기 위해 선수들은 엄청난 노력을 감행한다. 그렇다고 여기에 만족할 생각은 당연히 없다. 팬 분들께 '준우승했으니 알아달라'보다는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지금처럼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셨으면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꼭 담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봤다. 이소담은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신 구단과 코치진 분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 그리고 이 얘기는 꼭 넣어주셨으면 좋겠다. 가족들이 내가 항상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다가 작년엔 그러지 못해 힘들어했다. 그들 역시 나만큼 아파했다. 다시 몸을 만들어서 잘 뛰는 모습 보일 테니 행복하게 바라봤으면 좋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새 시즌, 봄과 함께 피어날 이소담의 플레이를 기대해 보자.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베스트 일레븐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