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향해 쏴라’ 주제가 쓴 전설적 작곡가 버트 배커랙 별세

정지섭 기자 2023. 2. 1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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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What Friends Are For’ 등 한국인 애창팝송도 많이 만들어
그래미상 8회, 아카데미상 2회 수상한 ‘선율의 마법사’

‘빗방울이 내 머리 위로 떨어지네/침대에 눕기에 발이 너무 큰 그 녀석처럼/아무것도 알맞지 않는 것 같아/그 빗방울이 내 머리위로 계속해서 떨어지네

(Raindrops are falling on my head/And just like the guy whose feet are too big for his bed/Nothing seems to fit/Those raindrops are falling on my head, they keep falling)’

/AFP 연합뉴스 한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 작곡가 버트 배커랙이 8일 94세로 별세했다.

19세기 미국을 공포에 떨게 했던 2인조 강도의 행각과 최후를 담은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주인공 버치 캐시디(폴 뉴먼)과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 선댄스의 애인 에타 플레이스(캐서린 로스)가 한가롭게 자전거를 타며 모처럼 망중한을 즐길 때 나오는 노래, 비제이 토머스의 ‘빗방울은 머리 위로 떨어지고(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다.

/AFP 연합뉴스 수많은 히트곡을 합작하며 팝 역사에 족적을 남긴 버트 배커랙과 그의 영원한 디바 디온 워윅.

긴박한 영화 줄거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목가적인 노랫말과 선율의 이 노래는 미국 빌보드 차트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음악차트를 정복하며 한국인의 대표적 애창팝송이 됐다. 여세를 몰아 오스카에서도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이 노래를 비롯해 숱한 히트곡을 쏟아내며 선율의 마법사로 명성을 떨쳤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버트 배커랙(94)이 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은 “가장 위대한 팝 작곡가 중 한 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의 별세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배커랙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이르기까지 우아한 노랫말과 격조있는 선율을 결합한 스탠더드 팝 명곡들을 만들어내며, 당대 팝계 최고의 작곡가로 명성을 떨쳤다.

/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12년 배커랙에게 의회 거슈윈 상을 수여하고 있다.

21세기 이후에도 후배 뮤지션들과 여러 협업을 하고 라이브 공연을 갖는 등 영원한 현역으로 활동해왔다. 1928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그는 징병제가 유지되던 1950년대 주 독일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면서 장교클럽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특히 1960년대 최고의 여가수로 군림했던 디온 워윅과 콤비를 이루며 ‘다시는 사랑에 빠지지 않으리(I’ll Never Fall In Love Again), ‘내 옆을 걸어요(Walk On By)’ 등의 히트곡을 쏟아냈다. 그는 비틀스의 곡을 합작해서 썼던 존 레논·폴 매카트니, 싱어송 라이터 캐롤 킹과 함께 1960~70년대 팝계를 주름잡던 3대 작곡가로 통했다.

그가 단독, 혹은 공동 작곡가로 참여한 히트곡 중에는 한국에서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노래들이 적지 않다. 영화 ‘아서’의 주제가로 크리스토퍼 크로스가 부른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Best That You Can Do)’으로 1981년 생애 두번째 오스카 영화주제가상을 받았다. 카펜터스의 대표적 히트곡인 ‘당신 가까이(Close To You), 에이즈 초기 창궐당시 감염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디온 워윅·엘튼 존·스티비 원더 등이 합창해 1985년 그래미상 본상인 ‘올해의 노래’를 수상한 ‘친구 좋다는게 뭐겠어요(That’s What Friends are For)’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는 통산 그래미상을 8차례 받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시 그에게 미국 음악에 기여한 공로로 거슈윈 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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