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급히 취소했는데 위약금 내라고?
고객 "여진 발생할까봐 불안"
업체 "피해지역 멀어 괜찮아"
"불안해서 못 간다." vs "지진 지역과 상관없다."
튀르키예 지진 사태의 여진이 우리나라 항공사, 여행사로 옮겨 가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우리나라 외교부가 지진 발생 지역인 동남부 일대 6개 주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고 여행 자제를 당부하면서, 튀르키예 여행 취소 대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이후 메이저 여행사와 항공사에는 여행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유럽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참좋은여행의 경우 이틀 새 300건이 넘는 취소 문의가 쏟아졌고, 하나투어 등 대형 여행사에도 안전 여부를 묻는 전화가 종일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취소 수수료에 대한 면제 여부다. 지진 등 천재지변이라도 국가적 위기 상황에 의해 여행경보가 발령된 경우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면제해준다.
이번 지진 사태는 상황이 애매하다. 지진 발생 지역인 동남부와 관광 동선인 중서부 지역은 거리상으로도 300㎞ 이상 떨어져 있다. 현지 투어 역시 지진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현지 투어에 무리가 없는 만큼 표준약관에 따른 취소 수수료를 징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약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행을 강행하자니 불안하고, 취소하자니 4인 가족 기준 수백만 원대의 수수료를 물어야 할 처지다. 국가적인 애도 상황에서 '형제의 나라'인 곳을 편하게 여행하는 것도 부담일 수 있다.
위약금을 물고 취소 결정을 한 예약자는 "튀르키예 국민 전체가 애도를 하고 있는데, 마음 편하게 여행하는 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손해를 보고서라도 취소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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