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돼지 뒷다리살, 후라이드 치킨처럼 튀겨 판다‥도드람의 실험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2. 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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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인기가 적은 부위는 뒷다리살이다. 돼지고기 수요가 구이용에 편중되면서 삼겹살과 목살이 선호되고 지방이 적은 탓에 식감이 퍽퍽한 뒷다리살은 오랜 기간 비선호 부위로 여겨졌다. 뒷다리살 재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양돈업계의 오랜 고민거리였는데, 브랜드 돼지고기 점유율 1위인 ‘도드람’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을 내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9일 도드람양돈협동조합에 따르면, 도드람 양돈농협은 ‘도드람 포크 후라이드’ 프랜차이즈 사업을 출범하고 이르면 오는 4월 중 1호 가맹점의 문을 열 계획이다. 지방을 제거하고 네모난 형태로 자른 돼지 뒷다리살에 튀김옷을 입혀 1차 가공한 뒤 가맹점에 보내면 가게에서 3~5분만 튀겨도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김민수 도드람 마케팅본부장은 “식습관의 차이 때문에 스페인에선 이베리코 돼지의 삼겹살이 비선호 부위이고, 오히려 뒷다리살을 뜻하는 ‘햄(ham)’이 선호된다”며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뒷다리살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뒷다리살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가맹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뒷다리살 재고 적체 문제는 양돈업계의 오래된 과제다. 1970년대 후반 이후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식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삼겹살과 목살, 항정살 등이 선호돼왔다. 돼지고기 근육 내 지방이 있어야 고소한 지방 맛이 올라오는데 뒷다리살은 순살코기 비중이 높아 국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실제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돼지 뒷다리살 재고 추정량은 9179톤(t)으로 돼지고기 부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삼겹살(9028t), 등심(3858t), 목등심(3700t) 등 순이지만 뒷다리살과 달리 소진율이 높은 구이용 부위들이라 뒷다리살과 달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수요가 늘어날 기미는 없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해외 돼지고기 수입량이 늘어나며 뒷다리살 가격 하락이 양돈업계 이슈로 대두됐다.

도드람은 뒷다리살 소비 촉진을 위해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여러 도전에 나서고 있다. 별도의 식품연구조직을 구축해 고단백 부위인 뒷다리살을 원료로 쓰는 신제품을 중점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달엔 돼지고기 뒷다리살로 복합조미료 ‘한돈다시’를 출시했다. 국내 조미료 시장은 소고기나 해물 원료 조미료가 주류를 이루는데, 국내 최초로 돼지고기 기반의 조미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뿐 아니라 미트와플, 단백소시지 등 약 26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다양한 돼지고기 부위를 원료로 한 신제품 출시로 한돈 소비 촉진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한 2022년 한국농식품유통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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