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너무 많아서 나눠 낼게요” 작년 종부세 분납 신청 7만건 육박
지난해 종합부동산세를 한 번에 못 내 분납을 신청한 사람이 7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7년의 24배 수준이다. 지난 정부에서 공시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중과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여파로 해석된다.
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 분납 신청자는 6만8338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7만9831명)보단 1만명 정도 줄었지만 5년 전인 2017년(2907명)에 비하면 24배에 달한다.
종부세 분납 신청 인원은 2017∼2018년까지만 해도 3000명 안팎이었지만 2019년 1만89명, 2020년 1만9251명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종부세율을 1주택자의 2배 수준으로 높인 중과 제도가 시작된 2021년에는 분납 신청 인원이 더욱 폭증했다. 당시 은퇴 후 임대수익으로 생활비를 버는 고령층이나 협동조합, 종교시설, 사회적 기업 등 부동산 투기와 거리가 먼 납세자들에까지 무거운 종부세가 부과되며 사회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종부세 분납 신청 총 세액은 2017년 3723억원에서 지난해 1조5540억원으로 늘었다. 1인당 평균 분납 신청액은 2200만원 꼴이다.
종부세 분납은 납부액이 250만원을 넘을 경우 납부 기한(12월 15일)으로부터 6개월까지 세금을 나눠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분납 기간엔 이자가 가산되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분납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올해엔 종부세 분납 신청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규제가 대폭 완화되고, 아파트 공시가격도 10% 이상 하락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에 따라 올해부터 2주택자는 종부세 중과 없이 1주택자와 동일한 세율을 적용받으며, 3주택 이상 보유자도 공시가 기준 약 18억원(과세표준 12억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만 중과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이밖에 1주택자 종부세 기본 공제가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부부 공동명의는 12억원에서 18억원으로 늘어나 실제 납부 세액은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종부세제를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주택 거래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서줘야 하는 상황인데 종부세가 거래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며 “다주택자나 법인에 대한 종부세 중과 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해 주택 시장 경착륙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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