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약 '0.3대 1' 평촌 센텀퍼스트, 시세보다 1.6억 비싸

김노향 기자 2023. 2. 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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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금슬금 밀려오는 '미분양 10만설'이 시장과 업계를 공포로 밀어넣고 있다.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주택건설업체의 연쇄 도산과 금융권으로 리스크 전이를 우려해, 정부가 공공매입에 나서도록 지시하며 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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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미분양 지옥'] (3) 영끌 투자 시 한 달 원리금 '420만원'

[편집자주]슬금슬금 밀려오는 '미분양 10만설'이 시장과 업계를 공포로 밀어넣고 있다.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주택건설업체의 연쇄 도산과 금융권으로 리스크 전이를 우려해, 정부가 공공매입에 나서도록 지시하며 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고가 매입해 예산 낭비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급제동이 걸렸다. 국토부는 미분양 주택의 공공 매입가 기준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정부가 나서서 미분양 주택을 떠안아야 하는 위험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마저 내놓아 업계는 당혹감에 빠졌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소재한 '평촌 센텀퍼스트' 건설현장과 모델하우스 전경 /사진=김노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원가 두 배 넘는 미분양 '10만설'… 건설업계 "정부가 사달라"
(2) [르포] 미분양 고가 매각 논란 '칸타빌 수유팰리스' 가보니
(3) [르포] 청약 '0.3대 1' 평촌 센텀퍼스트, 시세보다 1.6억 비싸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수도권 핵심 입지의 대단지 아파트도 미분양 폭탄에 시름하고 있다. 올 11월 준공 예정인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업체 두 곳이 공동 시공하는데다 3대 사교육 1번가로 꼽히는 평촌 입지임에도 지난해 12월 진행한 청약에서 1150가구 모집에 불과 350명만이 신청, 경쟁률이 0.3대 1에 그쳤다.

지난 2월1일 찾은 현장 내 모델하우스에는 10여명의 직원들만 분주할 뿐, 평일 낮시간임을 고려해도 방문객을 보긴 어려웠다. 한 시간 내내 직원 수보다 적은 방문객이 관람과 상담을 하고 돌아갔다. 평촌 센텀퍼스트의 분양 참패는 '고분양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원자재가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84㎡(이하 전용면적) 최고 분양가가 10억7200만원에 달해 바로 옆 단지인 '평촌 더샵아이파크'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9억2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이상 비싸다.


"영끌 각오하고 왔지만 못 사겠어"


이날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김모씨는 "부동산 하락기를 틈타 내집마련 계획을 세우고 있고 무순위청약을 하려 한다"면서 "현재 사는 지역보다 상급지로 자녀 교육환경은 좋지만 역세권이 아닌데도 너무 비싼 분양가로 선뜻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청약 규제 대거 완화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을 제외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로 상향 조정됐다. 모두 두 건이 허용된다.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규제도 풀렸다. 그럼에도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넘으면서 해당 아파트 84㎡를 '영끌'(영혼 끌어 모은 대출) 투자할 경우 한 달 약 420만원(전국은행연합회 공시 KB국민은행 평균금리 5.36% 적용 시)의 원리금을 내야 한다.
사진=김노향 기자


"내집마련 청약 문의 많아"


평촌 센텀퍼스트는 오는 6일 계약에 돌입한다. 분양 관계자는 "분양경기가 나빠졌지만 내집마련 기회로 생각하는 수요자들도 많아 상담 요청이 적지 않은 편"이라면서 "앞으로 분양가가 지속해서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을 고려할 때 고분양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과 반대로 인근 부동산업계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안양의 경우 현재까지 준공 후 미분양이 한 건도 없을 만큼 주거 선호도나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해당 단지는 학군이 괜찮은 편임에도 교통은 취약한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현장 주변은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대체로 도로와 산지 등이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평촌 센텀퍼스트 분양 상황에 대해 문의하자 "아, 그 폭삭 망한 곳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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