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경제 뒤흔드는 기후위기···미래 '富의 지도' 바꾼다

최수문기자 기자 2023. 2.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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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부의 대전환(홍종호 지음, 다산북스 펴냄)
국내 최고 기후경제학자의 대중서
환경 넘어 경제 핵심이슈 기후위기
일상부터 경영전략까지 변화 필요
RE100 등 기후경영 흐름 동참 강조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존 도어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실리콘밸리 클린테크 운동 선구자
'목표 및 핵심 결과' 관리비법 접목
교통수단 전기화·전력망 탈탄소 등
기후위기 대응 기술적 해결책 제시
[서울경제]

기후위기는 바로 경제의 핵심이자 새로운 부의 창출 기회라고 주장하는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국내의 ‘기후위기 부의 대전환’과 미국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와 국민, 기업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반성과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후경제학자와 미국 실리콘밸리 대형 투자자의 다른 듯 같은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신간 ‘기후 위기 부의 대전환-기후 변화 10년 후 한국의 미래와 생존전략’은 국내 최고 기후경제학자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후와 경제 문제를 엮어 다룬 책이다. 그가 경제학을 공부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내는 단행본 대중서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 ‘지구온난화’라고 불렸던 문제가 심각성을 더해가며 현재 ’기후변화’, 한 걸을 더 나가 ‘기후위기’라는 용어가 정착한 상태다. 더불어 ‘기후비상사태’, ‘기후재앙’ 등도 사용된다. 이런 기후위기는 환경, 과학, 사회,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세계 각국이 해결해야 할 첫 과제가 됐다. 이는 에너지를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주력인 한국에서는 특히 심각하다.

저자는 기후위기가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문제라고 지적한다. 기후변화로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와 폭염은 경제활동을 방해하며 타격을 입은 농업은 인플레이션이 부담을 증가시킨다. 또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기업들은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른다.

즉 “기후문제가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주제임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이 위기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며 “기후위기는 단순히 머나먼 지역 북극곰의 생존이나 알프스 빙하의 소멸 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먹고사는 일상생활부터 일반 기업의 경영전략에 이르기까지 경제활동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런 인식아래서 이미 미국과 유럽의 정부와 기업은 ‘기후경영’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중이다. 미국 1위 기업 애플은 지난 2018년 ‘RE100(알이백)’ 가입을 선언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로만 100%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약속이다.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하겠다는 애플은 자신들 뿐 아니라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기업에게 이를 요구했다. 또 유럽연합은 올해 말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할 예정이다.CBAM는 유럽 밖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포함된 탄소비용을 유럽연합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난해 결국 삼성전자가 RE100 동참을 선언했다. 다른 기업들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에 박차를 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우리 경제와 기업들이 이런 세계 경제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거꾸로 생각하면 탈탄소 사회추진과 재생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이 새로운 일자리와 매출을 내놓을 수 있다. 저자는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것인 곧 우리의 경제를, 나아가 인류를 살리는 길”이라고 말한다.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기후변화와 새로운 부의 기회’는 엔지니어이자 창업투자자인 존 도어의 미국판 기후경영이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에서 불고있는 재생에너지 사용 ‘클린테크’ 운동의 선구자이자 지난 2006년부터 넷제로(탄소중립) 기술과 기업에 투자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유의 논리인 '목표 및 핵심 결과(OKR·Objectives and Key Results)’를 활용해 기후위기에 더 빠르게, 더 대규모로 대응하기 위 정책과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교통수단을 전기화하고 전력망을 탈탄소화하며 폐기 플라스틱과 의류 문제를 해결하고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교통분야에서 2030년까지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개인용 승용차 2대 중 1대, 2040년까지는 95%가 전기차로 바뀐다고 한다. 또 2025년까지 모든 신형 버스, 2045년까지 전체 트럭의 95%가 전기차가 된다.

앞의 책에서 언급된 애플 뿐만 아니라 구글·스타벅스·아마존·이케아·월마트·P&G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클린테크 경쟁에 뛰어들어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저자는 “넷제로(Net Zero) 경제로의 전환에 대비하지 못한 기업은 사업과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이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새로운 부의 기회를 만들며 경기회복을 촉진한다”고 말한다.

한편 책에는 어려운 기후와 경제, 기업과 관련한 내용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홍종호 교수는 자신이 기후경제학자가 된 이유를 이렇게 소개했다. “다섯살때 우리 집을 두드리며 밥을 구걸했던 거지의 모습이 나를 경제학의 세계로 안내했고, 초중고 때 아버지와 함께 한 나무심기 순례는 환경의 소중함을 마음속에 심어주었다.”

존 도어는 딸의 한 마디에 기후문제를 투자에 중점에 올리게 됐다고 한다. “2006년 어느날 10대였던 딸이 던진 질문에서 비롯됐다. 환경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함께 시청한 딸이 이렇게 묻는 것이 아닌가. ‘아빠 세대가 이 문제를 만들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결한 건가요.’” 각각 정가 2만원, 2만8500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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