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방부의 소심한 저항... "당장 짐 빼라" 요구에 "두 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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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당시 '1주일 안에 짐을 빼라'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보에 국방부가 소심하게 저항했지만 무위로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달 정도 말미를 달라"는 국방부 요구가 무산되자 서욱 장관이 육군 예비역 소장인 국방정책실장에게 "인수위에 있는 동기를 통해 잘 이야기해 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8일 서 장관과 국방부 고위당국자들이 함께하는 오전 간담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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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있는 동기 통해 알아봐라"
지난해 3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당시 ‘1주일 안에 짐을 빼라’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보에 국방부가 소심하게 저항했지만 무위로 끝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달 정도 말미를 달라”는 국방부 요구가 무산되자 서욱 장관이 육군 예비역 소장인 국방정책실장에게 “인수위에 있는 동기를 통해 잘 이야기해 보라”고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묵살당했다. 정권 교체기 국방부의 정치적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내용은 3일 출간될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 담겼다. 이 책은 부 전 대변인이 재임 500일 동안 쓴 일기를 주제별로 구성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8일 서 장관과 국방부 고위당국자들이 함께하는 오전 간담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를 다뤘다. 한 참석자가 “화요일(3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예비비가 의결될 경우, 일요일까지 국방부 1~3층을 비워달라”는 인수위의 요청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논란이 큰 사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당시 국방부는 인수위에 “연쇄 이동에는 시간이 필요하니 두 달 정도 말미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인수위에서 근무하는 김모 예비역 장성이 “그럼 이전 안 하겠다는 거냐”며 짜증과 강압이 뒤섞인 목소리로 응답했다고 한다.
이에 서 장관은 김만기 국방정책실장에게 특별 지시를 내렸다. “김 실장이 김 장군과 동기 아니냐”며 “잘 이야기해 보라”고 주문했다. 김 실장은 그 자리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피드백을 듣지 못했다는 게 부 전 대변인의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부 전 대변인이 저서에 인수위의 김모 예비역 장성을 ‘김종철인지, 김동철인지 예비역 장군’으로 표현한 점을 미뤄볼 때 김종철 현 대통령 경호처 차장으로 추정된다. 육군사관학교 44기인 김 차장은 43기인 김 전 실장과 기수가 비슷하다. 서 전 장관은 육사 41기로 이들보다 선배다.
서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19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용산 국방부 청사에 현장 답사를 온 윤 대통령을 직접 수행했다. 당시 갑작스런 국방부 이전 결정에도 아무 저항도 하지 않는 군 수뇌부에 대한 시선이 싸늘할 때였다. 그러나 이틀 뒤인 21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의 갑작스런 이전은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 이전 계획에 제동을 걸자 서 전 장관도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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