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코바나 사적채용' 보도한 MBC·TBS에 "문제 없다"

미성년과 성인 간 임신 미화한 '고딩엄빠2'도 '문제없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대통령실의 코바나컨텐츠 출신 직원 채용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MBC TV와 TBS FM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코바나컨텐츠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회사다.

방심위 방송소위는 31일 회의를 열고 김 여사가 지난해 봉하마을에 갔을 때 동행한 유모 씨에 대해 '비선 논란', '사적 채용'이라고 표현해 민원이 제기된 MBC TV 'MBC 뉴스데스크'(2022년 7월 8일 방송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동행한 해당 직원을 공식 수행원이 아닌 것처럼 방송한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2022년 7월 11일 방송분)에 대해 '문제없음' 의결했다.

다만 두 건 모두에 대해 이광복 소위원장과 이날 방송소위에 새롭게 합류한 옥시찬·김유진 위원이 '문제없음' 의견을 낸 데 반해 황성욱·김우석 위원은 '의견진술'을 주장해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옥 위원은 "보도 내용이 허황한 거짓이 아니고 팩트에 기초한다. 국정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언론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유진 위원도 "코바나 출신이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돼 행사에 동행한 것과 이런 사실이 사적 채용 논란을 일으킨 건 명백한 사실이고 언론이 그걸 전하는 것만으로 제재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황 위원은 "비선 논란은 최순실 사태에서 겪었듯 직함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국정에 관여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비판적 용어를 그대로 쓰면서 팩트라고 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송소위는 이날 미성년 여성과 성인 남성의 연애, 임신, 출산을 미화한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민원이 제기된 MBN '고딩엄빠2'(2022년 11월 22일·12월 6일 방송분)에 대해서도 '문제없음' 의결했다.

김우석 위원은 "이게 문제라고 한다면 '춘향전'이나 '로미오와 줄리엣'도 다 부도덕한 게 된다. 책임을 갖고 애를 낳는다고 하면 칭찬해줘야 한다"고 했고, 김유진 위원도 "사례를 재구성한 내용이 그루밍 성범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반면, 옥 위원은 "프로그램 자체가 10대 미혼모를 다루는데, 불건전한 남녀관계를 오락적으로 보여주는 건 100%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방송소위는 사고 피해자 동의 없이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고, 소가 차량에 치이는 사고 장면을 적나라하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2022년 11월 10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권고' 의결했다.

이 밖에 러시아인이 자발적으로 문신을 새기는 영상을 '러시아군 추정 집단이 우크라이나군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으로 소개한 KBS 1TV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2022년 8월 6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권고'를, 비속어를 여과 없이 방송한 KBS 2TV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2022년 8월 10일·17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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