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설과 고전 양식의 조화… 16세기로 떠나는 시간여행 [박윤정의 HEJ! 스톡홀름]

2023. 1.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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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전망으로 물 내려다 보는 국립박물관
회화·조각 등 스웨덴 상징하는 작품 한자리
다리 건너 스케프홀멘에 있는 현대미술관
마치 학교 건물 같은 정갈한 분위기 눈길
유리창 풍경마저 포스터 그림 같은 끌림도

국립 박물관은 멋진 왕궁을 전망으로 두고 물을 내려다본다. 박물관 앞에 설치된 조형물을 배경으로 도심 랜드마크 건물인 박물관과 주위를 다시 바라본다. 박물관은 5년간의 보수 공사를 거쳐 2018년에 재개장했다. 편리성을 위한 현대적인 시설과 조화를 이룬 최고 고전 건축 양식을 자랑한다고 하니 소장 미술품 못지않게 인테리어 또한 궁금하다.

박물관 입구를 들어서며 웅장한 건물 층고에 순간 숨을 크게 들이쉰다. 정면에 자리한 기념품 숍을 보니 무거운 긴장감이 조금 풀린다. 전시장으로 들어서기 전, 아기자기한 기념품들을 둘러보며 숨을 고르기로 한다. 호기심을 일으키도록 잘 정돈된 물품들을 둘러보고 전시실로 향한다. 스웨덴을 상징하는 예술품들을 비롯하여 1866년 설립 이래 최고라는 회화, 조각, 디자인에 이르는 작품들을 훑어본다. 인상적인 컬렉션들을 만나보며 16세기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작품을 통하여 경험하는 시간여행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국립 박물관. 5년간의 보수 공사를 거쳐 2018년에 재개장했다. 편리성을 위한 현대적인 시설과 조화를 이룬 최고 고전 건축 양식을 자랑한다.
국립 박물관은 스웨덴을 상징하는 예술품들을 비롯하여 1866년 설립 이래 최고라는 회화, 조각, 디자인에 이르는 작품들을 컬렉션하고 있다.
회화와 장식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을 나와 근대 미술관이 있는 스켑스홀멘으로 향하는 다리를 건넌다. 1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에 위치한 스톡홀름은 57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는 바다를 건너 또 다른 섬으로 안내하지만 마치 육교를 건너는 듯 자연스럽다. 유모차를 끌고 지나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 여러 명이 모여 운동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바다를 건넌다. 다리 위, 장식물인 왕관을 보며 시선을 멀리하니 뱃머리에서 바람에 흩날리는 스웨덴 국기가 눈에 들어온다. 도심 한가운데 정착해있는 보트들과 선박들, 건물들 풍경이 자연스레 이곳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리를 건너 스케프홀멘에 있는 현대 미술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은 스웨덴 국립 건축과 디자인 센터 아크덱과 건물을 공유한다. 붉은색 낙엽과 쓸쓸한 철제가구들이 건물밖을 지키고 그 앞 유리창 풍경마저 포스터 그림 같은 색다른 끌림이다. 13만점이 넘는 컬렉션을 보유한 현대 미술관은 마치 학교 건물과도 같은 정갈한 분위기이다. 미술관 정문을 통과하니 모던한 인테리어 분위기의 조용한 로비에서 어린아이들 옹알거림이 들려온다. 바닥에서 기고 있는 아이를 두고 커피를 즐기는 젊은 엄마들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에 시선이 머물고 아이의 호기심 어린 표정에 인사를 건넨다. 여성 작가 작품 전시를 더 많이 기획하고 컬렉션하고자 해서일까? 유난히 여성 관람객들이 많은 듯하다. 현대작가 특별전과 상설 전시관을 둘러보고 잠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유난히도 많아 보이는 조명이 기능성을 살린 것인지, 예술성을 위한 것인지 문득 궁금하다. 마침 전시 중인 북유럽 건축의 발자취를 따라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고 박물관을 나온다.
현대 미술관. 붉은색 낙엽과 쓸쓸한 철제가구들이 건물 밖을 지키고 그 앞 유리창 풍경마저 포스터 그림 같은 색다른 끌림이다.
현대 미술관. 13만점이 넘는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은 마치 학교 건물과도 같은 정갈한 분위기이다.
날씨는 겨울이지만 나뭇가지 색감은 가을 정취이다. 세계 최초 국립 도시공원 역사를 따라 15세기까지 거슬러 걸어본다. 넓게 트인 공간에서 운하를 따라 수백 년 되었다는 떡갈나무 사이를 걸으니 시골 정취에 흠뻑 빠져 든다. 도심에서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이들을 부러워하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아쉬운 마음으로 볼거리가 많은 섬에서 산책을 더 즐기기로 한다.
공원산책은 다리를 건너 왕의 정원으로 이어진다. 바다를 바라보며 도심을 걷는다. 스웨덴 왕립 오페라 극장을 지나쳐 왕의 정원을 가로질러 화려한 쇼핑거리에 닿는다. NK스톡홀름 백화점이 보인다. 어느 도시를 방문하든, 그 도시의 가장 트렌드한 생활문화를 가늠하기에는 백화점이 제격이다. 최근 유행하는 북유럽 디자인은 무엇일까? 궁금증에 매장을 기웃거려 본다. 널찍한 공간 배치와 진열품들을 바라보며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쇼핑거리. 스웨덴의 가구와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이케아 매장을 비롯한 스웨덴 창의성과 디자인을 세상에 알린 다양한 매장들이 있다.
다시 거리로 나오니 익숙한 브랜드 매장들이 보인다. 스웨덴의 가구와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이케아 매장을 이곳에서 보니 반갑다. 그렇지만 익숙한 브랜드 매장을 지나쳐 스웨덴 창의성과 디자인을 세상에 알렸다고 하는 신진 디자이너와 유명 디자이너 작품들을 찾아 이름 모르는 매장을 기웃거린다. 다양한 생활가구와 소품들 매장을 지나, 드로틴가탄 거리에서 최근 유행한다는 패션 브랜드와 빈티지 매장 상품들을 만나니 시간 흐르는 줄 모른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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