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초소형 완판 가능할까… 소환된 ‘강남쪽방 미분양’의 기억
둔촌주공 계약률 낮춘 ‘초소형’ “분명한 수요가 있다” 의견
“‘강남 쪽방’ 아니냐, 누가 들어가 사나.”
지난 2005년 서울시 송파구 잠실2단지를 재건축하는 ‘리센츠’가 분양될 당시 돌았던 말이다. 방 1개에 거실 1개인 전용 27㎡가 총 5563가구 중 868가구나 됐다. 분양가가 1억8000만원이었는데 결국 3순위까지 246가구가 미달되자 단지 전체의 분양률을 떨어뜨린 ‘미운오리’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평가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강남권의 소형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수요·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값이 두 배로 뛰었다. 지난해 6월 20일에는 12억3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분양가의 7배 가까이로 오른 가격에 팔렸다. ‘백조’가 된 셈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에서 전용 39㎡, 49㎡ 등 초소형 평형이 계약률을 낮춘 ‘미운오리’로 지목되며 완판 여부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초소형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어떨까. 1·2인 가구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하기에 나쁘지 않은 물건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1순위 청약 자격이 되는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다 팔리지 못했지만, 무순위까지 넘어가면 완판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의 1순위 정당계약률이 70%에 육박했지만, 청약경쟁률이 애초에 낮았던 전용 39㎡, 49㎡ 등 초소형 평형의 계약률은 50%선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분양 4786가구 중 140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는데 대다수가 초소형 평형이었다는 것이다. 인기평형인 전용 59㎡, 84㎡의 계약률은 90% 안팎으로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초기계약 상황에서 초소형 평형의 계약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강남 일대의 초소형은 분명한 수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가격 상승률도 매우 높았다. 강남구 삼성힐스테이트1·2단지(2009년 준공), 역삼아이파크(2006년), 송파구 리센츠(2008년), 신천동 파크리오(2008년)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31㎡의 경우 2021년 8월 16일 12억8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2006년 분양될 당시 분양가가 2억20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배 넘게로 오른 셈이다. 파크리오는 전용 35㎡가 2021년 6월 12일 10억3500만원, 역삼아이파크 전용 28㎡는 2021년 7월 3일 9억원에 거래됐다. 파크리오 전용 35㎡와 역삼아이파크 전용 28㎡의 분양가는 각각 2억4000만원, 2억2000만원 수준이었다.
물론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들 초소형 아파트도 다소 가격이 하락한 상황이다.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31㎡은 가장 최근 실거래가 지난해 6월 20일로 12억6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으며, 현재 최저가 매물은 11억원에 나와있다. 파크리오 전용 35㎡는 지난해 12월 27일 8억원에, 역삼아이파크 전용 28㎡은 지난해 9월 24일 8억2000만원에 팔렸다.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초소형 아파트도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청약에서 초소형의 인기가 예상보다 낮았다고 해도 분양이 안 될까봐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1~2인 가구가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상황이라 분명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초소형의 경우 2~3개 사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상당한 월세 수익과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1순위에서는 외면 받았지만 무순위로 넘어가면 상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둔촌주공 초소형은 예비당첨자 안에서 분양이 무난히 완료되긴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물량이 너무 많아 기존 다른 강남권 단지 초소형과 달리 희소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는 점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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