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감소·적자 누적…전북 시군 버스터미널 줄줄이 문닫아
설 명절 첫날인 21일 오후 전북 김제시 금산면에 자리한 원평공용터미널. 인근 전주·정읍 등 도시로 향하는 주민 한 두 명이 대합실 밖에 서성이며 시외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뿐 명절 연휴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이곳 터미널에는 대합실을 중심으로 좌우에 식당과 미용실 등 상가가 5∼6곳 분포했으나, 줄줄이 문을 걸어잠군 지 오래됐다. 문밖에는 내버린 집기들만 먼지를 뒤집어쓴 채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90㎡ 크기의 대합실 내부는 냉난방은커녕 천장 조명조차 꺼져 을씨년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매표 창구는 셔터를 내린 지 오래된 듯 보였다. 화장실은 문짝이 떨어져 나가 찬바람이 세차게 들이닥쳤고, 수도는 꽁꽁 얼어붙어 사용이 불가능했다.
이처럼 근래 들어 전북 곳곳에서 문 닫는 터미널이 늘어나면서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관내에 운영 중인 시외·고속버스 터미널 30개소 가운데 6곳이 최근 5년 새 잇달아 문을 닫았다. 남원 반선터미널이 2018년 폐업했고, 2020년에는 임실 오수공영터미널이 문을 닫았다. 임실군은 터미널 공영 운영을 결정하고 민간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터미널 폐업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1년부터 가속화돼 원평터미널과 정읍 신태인터미널이 폐업 신고했다. 지난해 4월에는 남원고속버스터미널이, 올해 새해 첫날에는 익산고속버스터미널이 문을 닫아 각각 시외버스터미널과 통합 운영 중이다.
운영 방식은 민간 위탁 운영 중인 공영 2개소를 제외한 28곳 모두 민간이 운영하는 공용터미널이다. 임실 오수버스터미널도 공영이지만, 한 지역 여객 업체에 위탁한 상태다. 직영은 정읍시 2021년부터 운영 중인 신태인터미널이 유일하다.
터미널 폐쇄가 늘어나는 이유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버스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사업자들의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터미널 사업자는 “터미널 운영은 승차권 판매 수수료와 터미널 여객자동차 이용료, 상가 임대료 등으로 충당한다”며 “근본적으로 승객이 감소하다 보니 승차권 수수료가 줄고, 입점 상가마저 임대료를 감당 못 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주요한 거점인 터미널의 잇단 폐쇄는 노인 등 교통약자의 불편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간 왕래와 소통을 단절시켜 지역 소멸이 가속화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인구 감소 추세 속 자가용 보급이 늘어나고, 대중교통 이용객이 줄면서 터미널 운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해 시군, 여객자동차 업계와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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