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어서 먹어"…이태원 참사 희생자 눈물의 설 합동 차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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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22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차려진 '설 합동 차례'에 참석해 앳된 모습의 고인 11명 영정 앞에 음식을 올렸다.
유가족은 고인 앞에 고개를 떨구고, 뒤로 돌아 마른 줄만 알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차례상에 놓인 음식들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것으로, 유가족들이 한 가지씩 준비했다.
참사가 없었다면 고인들과 함께 조금은 들뜬 분위기로 치러졌어야 할 차례가 눈물로 얼룩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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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아가, 어서 먹어"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22일 전북 전주시 풍남문 광장에 차려진 '설 합동 차례'에 참석해 앳된 모습의 고인 11명 영정 앞에 음식을 올렸다. 이날 영정이 모셔진 고인들은 전주 지역에 연고가 있는 희생자들이다.
생때같은 자식을 떠나보낸 유가족은 애써 감정을 추스르며 영정에 자꾸 말을 걸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끝내 터져 나온 눈물이 두 뺨을 지나 턱에 맺혔다.
유가족은 고인 앞에 고개를 떨구고, 뒤로 돌아 마른 줄만 알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뒤이어 차례상 앞에 선 다른 유족들도 국화 한 송이를 놓고 고인 앞에 예를 갖췄다.
음식 위에 젓가락을 올리고 고개를 숙여 한동안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슬렀다.
차례상에 놓인 음식들은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것으로, 유가족들이 한 가지씩 준비했다.
유가족들은 차례상에 놓인 자식들의 영정을 몇 번이고 보면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느꼈다.
참사가 없었다면 고인들과 함께 조금은 들뜬 분위기로 치러졌어야 할 차례가 눈물로 얼룩져버렸다.
이날 합동 차례는 4대 종교인, 일반 시민의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앞서 고(故) 김수진 씨의 어머니 조은하 씨는 생전의 딸을 그리며 눈물로 쓴 편지를 낭독했다.
조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던 너는 엄마의 짐을 덜어주고자 결혼 준비를 참 알뜰하게 하던 예쁜 딸이었다"며 "우리 딸이 더는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어렵게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너를 만질 수도, 만날 수도 없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짧은 너의 생이 안타깝고 못내 아쉽지만, 이제는 다 내려놓고 그곳에서 마음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합동 차례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전주병) 의원은 "망망대해도 아니고 첩첩산중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꽃다운 청춘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도대체 왜, 이런 어이없는 참사가 벌어졌는지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문성철 전북지부장도 "유가족의 요구는 제발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나서달라는 것"이라며 "당시 지휘 통제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라도 정확히 알았으면 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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