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자존심 지키던 사람"…신영균이 기억하는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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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면 늘 '선생님, 나하고 마지막으로 꼭 한 작품 해요' 얘기했고, 나도 '그래. 꼭 같이 한번 하자'고 약속했는데. 아이고, 나보다 먼저 갔네요."
"윤정희 씨가 건강해서 더 오래 살아서 나하고 약속한 대로 마지막 작품을 했으면. '노인과 바다'라는 미국 영화 같은 스토리로 하려 했어요. 윤정희 씨가 해녀 역할을 하고 해서 우리가 제주도에서 좋은 작품 하나 하자, 이렇게 약속했죠. 이다음에 천당에 가서도 같이 한 작품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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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작품 하자던 약속 못 지켜…천당 가서도 같이 작품 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만나면 늘 '선생님, 나하고 마지막으로 꼭 한 작품 해요' 얘기했고, 나도 '그래. 꼭 같이 한번 하자'고 약속했는데…. 아이고, 나보다 먼저 갔네요."
원로배우 신영균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후배 윤정희가 먼저 세상을 떠난 데 대해 "(알츠하이머로) 고생하다 갔으니 가슴이 더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과 영화 '보은의 기적'(1967)부터 '화조'(1978)까지 약 50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흥행작으로는 '천하장사 임꺽정'(1968), '소라의 꿈'(1968), '저 눈밭에 사슴이'(1969), '여자로 태어나서'(1969), '이조 여인 잔혹사'(1969) 등이 있다.
이날 가족들과 일본 도쿄를 찾았다가 부고 소식을 접했다는 신영균은 "동경(도쿄)에 오니까 또 옛날 생각이 난다"면서 "김희갑 씨하고 나하고 처음 제작한 '저것이 서울의 하늘이다'(1970)라는 영화가 있다. 윤정희 씨하고 나하고 주연을 맡아 동경에서 촬영했던 때가 떠오른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영균은 "윤정희 후배하고는 작품을 제일 많이 했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기억했다.
"처음에 난 좋게 봤어요. 참 좋게 봤어요. 너무 열심히 하고 또 상대 연기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그런 것 없이 아주 편안하게 해줘요."
윤정희의 연기에 대해서는 "카리스마가 있어서 다른 사람하고는 조금 다른 면이 있었다. 독특한 연기를 잘했다"면서 "자기 나름대로 캐릭터를 가지고 연기를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또 "윤정희는 영화배우로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애쓰던 여배우"로 기억했다.
"여배우들이 한참 인기가 있을 때 식사 자리에 초대를 많이 받아요. 그런데 윤정희 씨는 초대에 잘 응하지 않더라고. '자기는 배우로서 연기만 잘하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행동하는 걸 보면 아무나 만나서 식사하고 그러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다 거절해가면서 시간을 아끼더라고요."
두 사람의 인연은 '연기 파트너' 그 이상이었다. 지난 2011년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만들어질 당시 윤정희는 운영 이사로 참여해 신영균에게 힘을 보태기도 했다.
재단은 2020년 제10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에서 공로예술인상 수상자로 윤정희를 선정했다. 당시 시상식에는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던 고인을 대신해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대리 참석했다.
신영균은 고인 생전에 '제주의 바다'라는 작품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윤정희 씨가 건강해서 더 오래 살아서 나하고 약속한 대로 마지막 작품을 했으면…. '노인과 바다'라는 미국 영화 같은 스토리로 하려 했어요. 윤정희 씨가 해녀 역할을 하고 해서 우리가 제주도에서 좋은 작품 하나 하자, 이렇게 약속했죠. 이다음에 천당에 가서도 같이 한 작품 해야지요."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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