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우리 일상"…연극인들, '노동엔터' 퀴즈쇼 만든다

장병호 2023. 1.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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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들이 노동 문제를 일상에서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한 '퀴즈쇼'를 만든다.

2014년 손배가압류 문제를 다룬 연극 '노란봉투'를 발표했던 이양구 작가, 그리고 '빨갱이 갱생을 위한 연구' '나는 기쁘다' 등의 작품을 연출한 극단 그린피그 대표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인 연출가 윤한솔 등 많은 연극인들이 이번 퀴즈쇼 제작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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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제작발표회
이양구 작가, 윤한솔 연출 등 참여해
시민 참여로 퀴즈 제작, 5월 13일 퀴즈쇼 개최
"엄숙함 벗어나 누구나 쉽게 노동 문제 참여하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는 ‘노동엔터테인먼트’의 첫 시도입니다.” (윤한솔 연출)

연극인들이 노동 문제를 일상에서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한 ‘퀴즈쇼’를 만든다. TV 퀴즈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 형식을 차용한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를 제작해 오는 5월 선보인다.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 제작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손잡고)
이번 퀴즈쇼를 총괄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 이양구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노동문제가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좁혀서 이야기되고 있는 게 지금 한국사회의 관점”이라며 “시민들에게도 노동자 당사자로서의 관점을 가져보도록 인식을 확장하고 싶어서 ‘퀴즈쇼’라는 형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퀴즈쇼 ‘노란봉투를 열어라!’는 2014년 노조에 대한 사측의 손배가압류 문제를 제기했던 ‘노란봉투’ 캠페인을 함께 한 시민단체 손잡고 등이 주관하는 행사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 제정을 촉구하기 위한 일종의 문화 캠페인이다.

무엇보다 이번 퀴즈쇼에는 연극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2014년 손배가압류 문제를 다룬 연극 ‘노란봉투’를 발표했던 이양구 작가, 그리고 ‘빨갱이 갱생을 위한 연구’ ‘나는 기쁘다’ 등의 작품을 연출한 극단 그린피그 대표 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인 연출가 윤한솔 등 많은 연극인들이 이번 퀴즈쇼 제작에 동참하고 있다. 이양구 작가와 윤한솔 연출은 혜화동 1번지 5기 동인으로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이양구 작가는 “평소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은 연극인들이 많아서 흔쾌히 수락해줬다”며 “노동의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념적·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우리 모두의 일상의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이번 퀴즈쇼의 기획 의도를 전했다. 윤한솔 연출은 “혜화동 1번지 5기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노동과 관련한 공연을 많이 만들어 왔기에 이번 퀴즈쇼에 대한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있었다”고 참여 계기를 설명했다.

‘퀴즈쇼’는 시민들이 직접 출제한 일상에서 발견한 노동 문제를 예상문제집으로 제작하는 ‘문제출제’, 예상문제집에서 기출문제를 선정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퀴즈를 내는 공연행사 ‘퀴즈쇼’로 구성된다. 시민들은 직접 문제를 출제하거나, 본 행사 당일 퀴즈를 직접 풀거나, 혹은 제작비를 후원하는 방식으로 퀴즈쇼에 참여할 수 있다. 퀴즈쇼는 시민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5월 13일 열릴 예정이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박래군 손잡고 대표는 “손잡고가 노란봉투법 입법운동을 9년째 지속하면서 벽으로 느낀 부분 중 하나가 ‘노동’에 대한 접근이 시민들에게 어렵게 느껴진다는 점”이라며 “진지하고 엄숙한 것보다 시민들이 쉽게 참여하면서 노동권이 시민권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노동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위한 시민모금도 진행한다. 오는 4월 20일까지 100여 일동안 시민제작위원을 모집해 전체 제작 예산 1억원을 공개 모집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가수 이효리 씨가 2004년 노란봉투 캠페인에 참여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번 퀴즈쇼에서도 ‘제2의 이효리’가 나오길 내심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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