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韓의 인도태평양 전략, 다음 발을 내딛을 때

2023. 1. 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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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바다는 무역과 번영의 통로가 되었다.

지난해 12월28일 윤석열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전략서를 발표하였다.

이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한국의 다음 행보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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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수출의 78% 인태지역 집중
尹정부 ‘자유·평화·번영’ 지향
강대국의 이익에 휘둘리기보다
상호호혜 원칙 실천 지혜 모야야

예로부터 바다는 무역과 번영의 통로가 되었다. 고대 지중해를 통한 해상 교류는 그리스 선진 문명의 태동과 로마의 번영을 촉진했으며, 베네치아와 제노바를 부유하게 만들었다. 대서양은 영국과 북미 대륙의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거대한 무역로였고, 그 뒤를 태평양이 이어받아 동아시아 경제성장의 강력한 통로가 되었다.

21세기 들어서는 인도양이 무역을 통한 부와 자원의 새로운 원천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미 인도양은 인더스 문명을 품은 항구도시 로탈(Lothal)을 거점으로 기원전 2600∼1700년부터 메소포타미아 및 현재 중동 지역과의 무역이 이루어졌던 원조 맛집이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
인도양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하는 대표적인 통상국가이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독일(89%)에 이어 두 번째로 무역의 비중이 높다. 그런데 한국 수출의 78%, 그리고 해외직접투자의 66%가 인도태평양에 집중되어 있다. 국내 수입 원유의 70%가 인도양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미 한국의 활동 반경은 태평양을 넘어 인도양으로 확대된 지 오래다. 그리고 그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인도양과 태평양을 서로 연결된 전략 공간으로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아직 우리에게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은 심리적 거리감이 있다. 미국이 먼저 꺼낸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 또는 용어를 우리가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지, 이것이 미국의 공공연하게 숨겨진 의도를 따라가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용어를 두고 굳이 아시아가 빠진 인도태평양을 쓸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미국이 주창한 인도태평양 개념을 수용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이 지역 국가들의 자주, 자존에 반하는 일일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라는 지역 명칭은 모두 제2차 세계대전과 그 뒤를 이어 식민지배를 받던 국가들이 독립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에 관여했던 서구 열강이 부여한 지정학적 개념으로 세계사에 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그리고 아시아태평양을 지금과 같이 주목받는 지역으로 발전시킨 것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미 인도양은 한국뿐만 아니라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반경 안에 들어와 있었던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에서 아시아의 위치는 어떤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국가마다 범위에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인도태평양은 한국, 일본을 위시한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인도 등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가 핵심 지역이다. 중국에 대한 인식과 접근법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중국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이 번영과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 주요 협력 국가임을 강조한 최초이자 지금까지는 유일한 국가이다.

지난해 12월28일 윤석열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전략서를 발표하였다. 이제는 존재이유(raison d'etre)와 정당성을 탐색하기보다는 한국의 전략적 이해에 충실한 고유의 전략으로 발전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한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인은 결국 우리이고, 우리의 이익에 봉사하는 전략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몫이기 때문이다.

이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한 한국의 다음 행보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자유, 평화, 번영”의 비전과 “포용, 신뢰, 호혜”의 협력 원칙에 걸맞은 한국 인도태평양 전략의 실천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인도태평양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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