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팸 참치 풀 매수해야”...명절 때마다 뜨는 ‘짠테크’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1.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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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사진 [사진출처 = 당근마켓]
“회사에서 받은 설 선물 새제품 원가 이하 팝니다.”

“저렴하게 고급스런 스팸 최고봉 세트 구매하세요. 인터넷 최저가에요.”

설 명절을 앞두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이미 받은 선물세트를 싸게 되파는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날로 치솟는 물가로 인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의 일환이다.

18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스팸, 참치는 물론 식용유, 치약 칫솔, 샴푸 린스 등 명절 단골 선물세트가 매물로 다수 올라와 있다.

18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사진 [사진출처 = 당근마켓]
판매자들이 상품 설명란에 올린 글을 보면 설을 앞두고 회사나 거래처 등에서 선물로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일례로 동원F&B의 참치 선물세트 진호를 되판다는 한 게시글에서는 “회사에서 선물로 받은 것으로 새 상품”이라며 “부직포 쇼핑백이 있어 선물용으로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이 상품의 인터넷 최저가(배송비 포함)는 6만4500원. 그러나 당근마켓에서는 5만원에 판매 중으로 거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로 스테디셀러인 CJ제일제당의 스팸 역시 중고거래에서 빠질 수 없다. CJ스팸 12호를 원래 판매가의 절반 가격인 2만원대에 판매하는 식이다. 파격적인 할인가에 내놓은 매물은 게시물이 올라온 지 반나절도 채 안돼 거래가 성사된다.

세트로 묶여 있는 스팸을 아예 개당 2000원에 판다는 글도 눈에 띈다. 자취생 등 1인가구를 겨냥해서다.

18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사진 [사진출처 = 당근마켓]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는 이유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져서다.

즉, 판매자는 필요 없는 물건을 팔아 당장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고, 구매자는 고물가 시대 보다 저렴하게 필요한 제품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통조림 등 가공식품이나 샴푸와 린스와 같은 생활용품은 유통기한이 상대적으로 길다보니 중고거래를 통한 거부감이 적다.

반면,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은 높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 “지금이야말로 스팸 참치를 풀매수 해야할 때”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중고거래 플랫폼 한 관계자는 “추석과 설 전후 거래 인기 품목을 살펴보면, 명절 선물세트나 한복 등이 빠지지 않는다”며 “당분간 고물가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이같은 중고거래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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