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 역대 정부마다 논란됐던 그 장면 [랭킹쇼]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국회의원 12명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가 무산됐다. 전시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다룬 그림을 포함한 80여점의 정치 풍자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표현의 자유 논란이 다시 불거졌는데, 과거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전시될 풍자 작품들이 기습 철거된 것과 관련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1/17/mk/20230117135101632dgkn.jpg)
이명박 전 대통령을 묘사한 풍자화엔 ‘쥐‘와 ‘나치’가 등장했다. 2010년 한 대학강사 박 씨가 G20 정상회의 대형 홍보물 22개에 쥐 모양 도안을 대고 검정색 스프레이를 뿌렸다. 검찰은 박 씨를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법정에서 박 씨는 이를 ‘그래피티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1심의 벌금 200만 원 형을 유지했다.
1심 때 대법원은 “표현과 창작의 자유가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이지만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공중도덕을 침해하는 경우까지 무제한적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특정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니었고, 해학적 표현일 가능성이 있으며, 새로운 예술 장르로서 보호받아야 할 측면이 있다며 실형이 아닌 벌금형을 택했다.
이듬해 서울 종로일대 버스정류장에 이 전 대통령을 나치에 비유한 풍자화가 붙었다. 해당 그림을 그린 이하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이 수사를 착수한 데 대해 “예술가로서의 작업활동 중 하나이며 UN인권헌장 19조에 나와 있는 표현의 자유를 정당하게 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2. 수사·전시중단 朴풍자화
18대 대선 당시 홍성담 작가의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라는 풍자화가 논란이었다. 선관위가 서울중앙지검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듬해 무혐의로 결정이 났다. 1년 뒤 홍 작가는 닭의 머리를 한 허수아비로 박 전 대통령을 묘사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발표했다. 보수단체는 이를 “정치적 선동을 위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패륜행위”라며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후 윤장현 전 광주시장은 정부의 압력으로 전시를 중단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최근 다시 언급한 ‘더러운 잠’ 또한 박 전 대통령의 풍자화다. 표창원 민주당 전 의원이 주선한 전시회 작품 가운데 한 점이었다. 표 전 의원은 당시 당직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해당 윤리위에서 표 전 의원은 자신이 전시회의 그림을 검열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당의 징계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 文, 모욕죄 고소 취하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1년 문 대통령에 대한 모욕 혐의로 A씨가 검찰에 송치되며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표현의 자유 논란이 불거졌다. A씨는 2019년 7월 국회 분수대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살포한 혐의를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8월 청와대 간담회에서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된다”며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하는 등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모욕죄는 피해자나 법정 대리인이 직접 고소해야 기소할 수 있는 친고죄에 포함되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 측이 고소를 해야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비판이 나왔다.
정원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021년 4월 2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그릇은 간장 종지에 불과했음을 목도하고 말았다”며 편협하고 치졸한 대처라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지자 문 전 대통령은 5월 4일 A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부천국제만화축제 수상작인 ‘윤석열차’ 관련한 질의를 받고 있다. 2022.10.5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01/17/mk/20230117135410062gxgr.jpg)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당선되자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난다”며 주최 측에 엄중 경고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문체부의 조치가 수상자의 헌법상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공모전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맞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국감대책회의에서 “이념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순수한 학생들을 오염시킨 이번 사건을 창작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박이 호박이라 우기는 것과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출근길 기자회견에서 “그런 문제는 대통령이 언급할 것이 아니다”라며 거리를 뒀다.
지난 9일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는 국회사무처가 설치된 작품들을 철거하면서 무산됐다. 전시회를 주관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사무처가 풍자로 권력을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며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술작품이고 표현의 자유라고 이야기하지만 국민 누가 보더라도 저질스러운 정치포스터이고 인격모독과 비방으로 가득 찼다”고 전시회를 주관한 의원들의 징계를 촉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1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창작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회라고 하는 시설물을 특정 개인이나 정치단체를 모욕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우·이슬기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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