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 인상에 등골 휘는 학부모들... “사교육비 지출 늘어 눈앞이 캄캄”

최효정 기자 2023. 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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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판교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47)씨는 올해 학원비 인상 소식에 막막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B수학학원은 올해 한 달 교습료를 주 3회 기준(1회 2시간 수업) 50만원에서 20% 인상한 60만원으로 정했다.

초등학생 세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5)씨는 "아이들이 셋인데 학원비가 죄다 오르니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갑자기 한 달 지출이 20만원 넘게 늘어나는데 뭘 줄여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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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학원비 줄줄이 인상… 운영 비용 증가 영향
학부모들 “한 달에 수십만원 더 내야” 부담 호소
사교육비 역대 최대 경신 전망 나와

경기 성남시 판교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47)씨는 올해 학원비 인상 소식에 막막해졌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 2명이 각각 영어와 수학, 논술을 배우고 각기 야구와 발레 교습을 받는데 영어와 수학, 논술은 한 달 수강료가 3만원씩 올랐고, 야구와 발레는 2만원씩 올랐다.

김씨는 “외벌이 가정이라 수입은 고정되어있는데 아이들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면서 “학원비 생각만 하면 갑갑하다”고 말했다.

17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새해부터 잇따른 학원비 인상 소식에 학부모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학원을 여러 개 보내거나 다둥이 부모들의 경우 한 달에 사교육 비용으로만 수십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원업계는 금리, 공공요금, 최저임금 등이 모두 올라 수강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조선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A 수학논술학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중등부와 고등부 수강료를 월(月) 3만원씩 인상했다. 주 1회 수업은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주 2회 수업은 60만원에서 66만원으로 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B수학학원은 올해 한 달 교습료를 주 3회 기준(1회 2시간 수업) 50만원에서 20% 인상한 60만원으로 정했다.

교육당국이 물가 상승을 이유로 장기간 동결됐던 ‘교습비 조정기준’을 일제 인상하고 나선 것도 학원비 인상을 자극했다. 교습비 조정기준은 사교육기관의 무리한 학원비 인상을 막기 위해 교육지원청이 정하는 1분(分)당 교습단가 상한선이다. 학원이 이를 초과해 교습비를 받으면 심의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 시내 교육지원청 11곳(동부·서부·남부·북부·중부·강동송파·강서양천·강남서초·동작관악·성동광진·성북강북)은 지난 2013년 이후 동결됐던 교습비 조정기준을 2020·2021년(5곳)과 작년(6곳)에 걸쳐 모두 인상했다. 일례로 서울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기존 입시 단과(125원), 종합(142원) 교습비 조정기준을 작년 7월부터 각각 130원과 148원으로 인상했다. 서울시 교육청의 평균 인상률은 3.5%에 달하고, 특히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은 작년 1월에 최고치인 8.6%를 올렸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북 영주시 교육지원청은 올해부터 교습비 조정기준을 3.34% 올렸고, 제주 교육지원청도 올해 3.5% 인상했다.

학부모들은 새해부터 가계 부담이 커져 걱정이다. 자녀 한 명 당 최소 1개에서 많게는 4~5개씩 학원을 보내니 많게는 한 달에 수십만원을 더 내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다둥이 부모들은 더 골치가 아프다.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임모(50)씨는 “이미 두 자녀의 사교육비로 200만원 가까이 드는데 학원을 끊을 수도 없고 맞벌이가 아니면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이 자녀 교육비”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세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5)씨는 “아이들이 셋인데 학원비가 죄다 오르니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갑자기 한 달 지출이 20만원 넘게 늘어나는데 뭘 줄여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학령인구 감소에도 사교육비 총액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초·중·고등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이 2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19조4000억원)에 비해 2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직전년도보다 7.8%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지역은 64만9000원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교육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어 작년과 올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대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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