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집 못 산다' 전방위 규제완화에도…금리가 '억'

나원식 2023. 1.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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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전국 아파트값 2주 연속 낙폭 줄어
"집주인은 시장회복 기대 심리…수요층은 관망"
한국은행, 7연속 기준금리 인상…"긴축 지속"

정부가 연이어 대대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놓은 뒤 집값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국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정부가 너무 섣불리 집값을 떠받치려는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죠.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하락 속도는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침체 흐름 자체를 뒤바꾸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금리 부담이 여전한 탓인데요. 한국은행도 긴축 기조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사상 최초로 7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지속할 전망입니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서울 2주째 하락 폭 둔화…"일부서 회복 기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52% 하락하며 전주(-0.65%)보다 낙폭이 줄었습니다.

그간 전국 집값은 15주간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연달아 세우다가 지난주에 멈춘 바 있는데요. 이번 주에도 역시 하락 폭이 줄며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0.81%→-0.64%)과 지방(-0.50%→-0.41%)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낙폭이 축소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전주 -0.67%에서 이주 -0.45%로 더욱 확연하게 하락 폭이 줄었고요.

지역별로 보면 도봉구(-0.77%)와 노원구(-0.70%)의 하락세가 다소 완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서울 내 낙폭 1~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강남권에서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송파구(-0.42%)의 경우 전주(-0.37%)보다 낙폭이 커지며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입니다.

서울 주요 자치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 발표에 따른 일부 시장 회복 기대심리로 매물 가격 하락세 둔화하는 모습 보이고 있다"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 등으로 급매물 중심의 간헐적 매수 문의만 존재하는 관망세도 지속해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은 금리 또 올려…"규제 완화, 수요 진작에 한계"

정부의 규제 완화로 둔촌주공 등 분양을 진행하는 일부 단지의 계약률이 예상보다 오를 거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목동과 노원 등에서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기도 하고요. ▶관련 기사: [르포]목동, 안전진단 통과에 '기대감'…"토허제 풀리면 거래 늘 것"(1월 11일)

이런 흐름이 나타나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너무 섣부르게 집값을 떠받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매매수급지수가 2주 연속 반등하는 등 수요가 살아나는 듯한 흐름이 읽히기도 하고요.

주간 아파트 매매수급 동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정부는 이런 여론에 지속해 "지난 정부에서 과도하게 강화한 규제를 정상화하는 것일 뿐"이라며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12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해 "돈을 빌려서 집을 사라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다시 한번 손사래를 쳤습니다.

사실 여전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으로는 주택 시장 침체 흐름이 당장 뒤바뀌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한 주택 시장의 수요 심리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입니다. ▶관련 기사:[집잇슈]전방위 규제 완화에도 서울 대단지 '줍줍' 왜?(1월 11일)

실제 한국은행은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올렸는데요.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긴축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와 관련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화 과정이라는 면도 있다"며 "연착륙을 위해서는 재정 정책이나 정부 규제(완화)를 우선으로 해야지 금리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확산에도 불구하고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아 단기간 내 신규 수요 진작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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