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 현실이 되다! 1년 넘게 발품 팔아 찾은 ‘오늘의 집’

이민아 2023. 1. 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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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아온 나의 취향을 ‘집’에 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공간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집’은 더 이상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내게 최적화된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살아가는 모습이 다르듯, 획일적인 구조의 아파트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최근 주목받는 것도 그 이유에서일 겁니다.

집을 살 때 투자의 개념, 재산으로서 가치를 제일 우선으로 고려하면, 나를 집에 맞춰서 살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나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집’에서 살기로 했다면. 이 부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겁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꿈꾸는 집’을 찾는 지난한 과정을 견딜 것.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충북 청주에 사는 오다혜, 하재융 씨 부부는 첫 신혼집으로 상가주택을 리모델링해 부부의 취향으로 가득 채운 집에서 3년째 살고 있다.

Q. 주택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분들은 많지만, 보통은 로망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의 첫 보금자리로 주택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결혼 전부터 사업장과 주거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주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마당이 필요했고요.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는 가격 범위에서, 마당과 상가가 딸린 상가주택을 오랫동안 물색했어요.

Q. 마음에 드는 주택을 찾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수시로 관련 카페나 사이트, 부동산 등을 들여다보며 매물을 찾았어요.

조건에 맞는 매물을 발견하면 퇴근 후 보러 다니는 게 일상이었죠.

하지만 막상 보러 가면, 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까지 보게 되니 마음에 쏙 드는 매물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1년 이상 이런 생활을 했어요.

Q.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어요. 하지만 손도 많이 보셨죠?

시기가 결혼식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급하게 2층을 먼저 신혼집으로 리모델링했어요.

30년이나 된 주택이었지만, 우리만의 취향으로 리모델링을 마치고 나니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에 쏙 드는 신혼집이 되었네요.

Q. 주택을 부부만의 집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기간은 대략 어느 정도 걸렸는지, 또 어떻게 진행하셨는지요?

1층의 상가를 수리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6개월 정도?

업무를 마친 후 짬짬이 셀프로 공사를 했기 때문이에요.

좌 before, 우 after

손볼 곳이 너무 많았어요. 기존에 있던 것은 뼈대만 남겨놓고 모조리 벗겨내야 했어요.

겹겹이 붙어있던 벽지를 떼어낼 때는 전에 살던 사람들의 흔적이 많이 나오더군요.

어렸을 적 보던 판박이 스티커와 크레파스 그림, 다방 스티커 등등.

상가 두 칸의 벽지를 다 떼어내는 것만 해도 2~3주가 지난 것 같아요.

오래되어 나무가 썩은 천정을 철거하고 새로운 천정을 만드는 것은 목공팀을 알아봐서 의뢰했어요.

그 후로 한 달 정도는 공사 순서와 색감 등의 계획을 짜고, 일하기 편한 구조를 상상해서 전기공사 도면을 만들었어요.

계획한 도면으로 전기공사도 부탁드렸어요.

그 후로 조명과 에폭시 바닥, 페인트, 화장실 공사 등은 셀프로 마무리했어요.

셀프 공사를 해보니 정말 몸이 힘들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한 점이 많았어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해 나가면서 색감이나 자재들을 그때그때 수정할 수 있었거든요.

공사를 다 마쳤을 때는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여기에 그동안 찜해놓았던 가구들과 소품 등으로 채우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남편이 아끼던 빈티지 스피커를 자리 잡아 놓고 모아놓았던 LP를 틀어놓으니 업무를 보면서도 즐겁더군요.

Q. 주택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마당인데요. 반려견을 키우니 더 소중한 공간이겠어요.

마당은 크지 않았는데 강아지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정리해야 했어요.

마당에 있던 나무 세 그루에 벌레들이 너무 많아서 나무를 다 베어버렸어요.

땅을 파 뿌리까지 베어낸 후 위에 미장을 했어요. 덕분에 벌레가 정말 많이 줄었어요.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창고 공간에 에폭시를 칠해 바닥을 정리하고 애들이 들락날락할 때 모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강아지 문을 만들어줬어요.

콘센트도 하나 만들어 난로나 선풍기를 틀어놓을 수 있게 되었죠.

Q. 애정을 갖고 부부가 직접 꾸민 공간이기 때문에 애착이 더 갈 것 같습니다. 생활해보시니까 만족스러우신가요?

먼저 층간소음 걱정이 없어 너무 편했어요.

위아래로 출퇴근하니 출퇴근 시간도 아낄 수 있었고, 월세가 나가지 않아서 좋네요.

저희가 소유한 건물이라 취향대로 고쳐가는 재미가 있었고 뿌듯하기도 했죠.

친구들 초대해서 옥상이나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때는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어요.

Q. 반대로 불편한 점은?

사실 주차장이 없는 점은 많이 불편해요. 주택가 특성상 주택 앞 도로에 주차해야 하는데, 최고는 개인 주차장이 있는 건물이겠죠.

그렇지만 오래된 주택에서는 드물어요.

다음에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면 꼭 개인 주차장을 조건에 넣을 것 같아요.

그 외에 불편함은 딱히 없는데, 다만 오래된 주택 골목 특성상 노상 방뇨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 게 언짢네요.

Q. 집은 더 이상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 공간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부부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우리에게 집이란 옵션 같아요. 욕심나는 옵션들을 하나둘 갖춰가는 재미에 살거든요.

직업을 비롯해 휴식, 여가생활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정도예요.

집에서 쉬기도 하지만 일도 하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파티도 해요.

마당에선 불을 피워서 고기를 굽고요,

눈이 오는 날에는 옥상에서 눈사람을 만들면서 놀아요.

오다혜 씨가 눈사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다음 옵션은 공사를 아직 끝내지 못한 남은 상가 한 칸을 남편의 취미 목공실로 꾸미는 일이에요.

이 숙제가 끝난 후에 나무 도마를 만들러 오기로 약속한 친구들만 벌써 여럿이네요.

이렇게 점점 집순이 집돌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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