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수록 제맛' 전통의 겨울 여행지 '평창'

김세형 2023. 1. 11. 0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겨울은 추운 날씨에 몸이 움추려드는 게 당연한 계절이다.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진정한 겨울을 느끼기 위해선 추워야 제맛이다. 전통의 겨울 여행지인 평창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양한 축제와 즐길거리를 찾는 이들의 열기는 평창의 추위마저 즐거움으로 바꾸고, 흥을 돋운다. 연초 가족과 함께 훌쩍 떠나 온몸으로 겨울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평창의 핫스폿을 소개한다.
◇평창송어축제에서 얼음낚시를 즐기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제공=지엔씨21

▶"가족과 함께라면 축제 속으로"

평창송어축제가 3년 만에 재개, 1월 29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진행된다. 가족과 함께 즐기기 좋은 테마다. 방학 시즌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현장체험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평창은 송어양식을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한 곳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송어 살이 찰지고 맛이 뛰어나다. 꽁꽁 언 얼음 위에서 즐기는 송어낚시는 얼음낚시터와 텐트낚시터에서 이뤄진다. 송어낚시에는 미끼를 사용하지 않는다. 초보자라도 쉽게 낚시 방법을 익힐 수 있어 누구나 '손맛'을 보는 게 가능하다.

낚시보다 더 짜릿한 체험을 하고 싶다면 '송어 맨손잡이'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체험이다. 반바지를 입고 겨울 냉수에 들어가 맨손으로 송어를 잡아채는 재미는 낚시와는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직접 잡은 송어는 매표소 옆 회 센터에서 바로 손질해 회나 구이 등으로 맛볼 수 있다. 평창송어축제에는 겨울 축제답게 눈과 얼음이 함께하는 신나는 레포츠도 빼곡하다. 눈썰매를 비롯해 여러 명이 함께 즐기는 스노우 래프팅,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 다양한 눈과 얼음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대관령눈꽃축제는 눈으로 만든 집 눈글루와 빛터널, 아이스카페 등으로 꾸며지고, 길이 100m의 눈썰매장도 운영된다. 사진제공=지엔씨21

조금 더 특별한 축제를 즐기고 싶다면 '대관령눈꽃축제'를 즐겨보자. 눈꽃축제는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서 1월 20일부터 1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축제는 '자신 있게 대관령답게 축제하자'는 목표로 '대관령이즈백'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대관령 사람들의 생활중심지인 횡계 터미널 주변의 옛 시가지를 눈(snow)으로 만들고, 대관령 사람들의 이야기를 축제 공간과 어우러지게 구성했다. 지역의 전통문화인 황병산 사냥놀이를 재구성한 '대관령 멧돼지 사냥'을 즐기고, 70~80년대로 재현된 대관령 눈마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초대형 눈 조각과 캐릭터 눈 조각 전시, 눈사람 공원 등 겨울의 낭만도도 만끽할 수 있다.

◇밀브릿지는60년 넘게 가꿔진 전나무 숲을 품고 있는 자연체험학습장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

▶휴식과 힐링을 위한 곳 '밀브릿지'

밀브릿지는 오대산국립공원 내 방아다리 약수터 일대에 조성된 자연체험학습장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60년 넘게 가꿔진 전나무 숲에 숙박시설, 산책로, 약수 체험장, 명상원, 미술관, 카페, 식당 등이 자리한다. 자연을 최대한 살린 숲속에서 오롯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밀브릿지 입구부터 약수 체험장까지 이어지는 약 300m 길은 전나무와 낙엽송이 가득한 아름다운 산책로다. 밀브릿지의 숙박시설인 생활관은 5개 동에 2인실과 3인실, 4인실 등 총 18개 객실이 있다. 전나무 숲이 담기는 넓은 창, 흰색 벽과 원목마루가 어우러진 방은 안락한 휴식을 취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당일 숲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10명 이상이면 점심이 제공되는 숲 해설 프로그램,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도 신청이 가능하다. 당일 개인 체험은 별도 예약 없이 탐방안내소를 거쳐 가능하지만, 단체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시작해 상원사까지 이르는 10Km 길을 뜻한다. 대부분 평지로 구성, 부담없이 걷기 좋다. 사진제공=지엔씨21

▶겨울 트레킹 코스 '오대산 선재길'

오대산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시작해 동피골을 거쳐 상원사까지 약 10km 가량 이어진다. 대부분이 평지로 되어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다. 19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불교 신도들이 다니던 길이다. 4계절 언제 가도 좋은 사색과 치유의 길이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사진제공=지엔씨21_

선재길 시작은 월정사 초입의 전나무 숲길이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도 더욱 유명해졌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사찰 입구 금강교까지 약 1km에 달하는 산책로로 아름드리 전나무가 감싸고 있어 아늑하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전나무숲길 풍경이 더욱 장관이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의 전나무는 평균 나이가 약 83년에 달하며 최고령 나무는 370년이 넘는다. 주변에는 수달이나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340여 종이 살고 있는 웰빙 산책 코스다.

길은 오대천을 몇 차례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동피골로 향하는 길은 키가 큰 신갈나무와 단풍나무 숲으로 덮여있고 땅은 흙과 낙엽으로 쌓여있다. 동피골에는 국립공원에서 조성한 멸종위기식물원이 있다. 멸종위기식물원에는 오대산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종과 특정식물 등 30여종의 희귀식물을 복원하고, 주변을 정원 형태로 조성했다. 동피골을 지나면 조릿대 숲길이다. 조릿대 숲길을 지나면 차가 다니는 비포장도로로 연결된다. 이 도로를 20m정도 걸으면 다시 오른쪽으로 숲길이 이어진다.

◇오대산 상원사에는 현존하는 동종 중 가장 오래된 상원사동종이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숲과 오대천을 따라 걷다 보면 상원사에 다다른다. 상원사는 오대산 산중에 자리 잡은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원이다. 상원사 입구에는 커다란 잎갈나무가 있고 관대걸이라는 돌 조각이 있다. 세조 임금이 부스럼을 치료하기 위해 상원사 계곡을 왔다가 의관을 걸어놓은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왕실의 보호를 받았던 이 절에는 현존하는 동종 중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상원사동종(국보 제36호)이 있다.

선재길 코스는 전 구간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한번 쌓인 눈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쉽게 녹지 않는다. 아이젠, 스패치 등 겨울산행장비를 갖추고 탐방하는 것이 좋다.

◇발왕산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쉽게 등반이 가능하고, 산 정산에 있는 기 스카이워크에서 백두대간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귀차니스트를 위한 발왕산 스카이워크

발왕산(1458m)은 국내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지만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서 쉽게 정상 등반이 가능하다. 힘들게 올라가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백두대간의 장쾌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는 용평리조트에 있다. 용평리조트 이용객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발왕산 정상에 오르면 '기(氣) 스카이워크'가 자리하고 있다. 평창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기 스카이워크에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발왕산은 '왕의 기운을 가진 산'이라는 뜻으로 예로부터 산세가 웅장하고 기운이 영험해 명산으로 손꼽히던 곳이다. 발왕산 기 스카이워크는 높이 24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다. 가운데에는 스스로 회전하는 360도 턴테이블이 자리한 것이 특징이다.

◇대관령 삼양목장은 동양 최대의 목장이다. 산책은 기본, 양몰이 공연과 다양한 동물 먹이주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 동물과 자연과 교감 '목장 투어'

대관령 삼양목장은 해발 850~147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동양 최대의 목장이다. 600만 평의 초원에서 자유롭게 방목되는 동물과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풍력 발전기는 자연 바람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넓은 목초지에서 펼쳐지는 양몰이 공연은 삼양목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연이며, 송아지 우유주기 체험, 양, 타조 먹이주기 체험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광장에서 정상인 동해전망대(1140m)까지의 거리는 4.5km로 이 구간 안에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이 가능한 목책로 5개 구간을 비롯해 곳곳에 풍력발전기(총 53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알프스를 연상시키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명성이 높다.

하늘목장은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 대관령 삼양목장과 인접해 있다. 40년 동안 외부 출입을 제한하다가 2014년 일반에 개방했다. 대관령의 청정 생태계가 보존된 자연 친화적인 목장으로 젖소 400여 마리, 면양 100여 마, 말 40여 마리를 방목한다. 목장의 주요 이동 수단인 트랙터 마차를 타면 5km 코스를 따라 목장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해발 1000m에 위치한 하늘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목장과 일대 경관이 장관이다. 4개 테마의 산책로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닮은 '너른풍경길', 원시림과 야생화를 벗하며 걸을 수 있는 '가장자리숲길' 등 저마다 매력을 뽐낸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양과 뛰놀 수 있는 양 떼 체험, 전문 코치와 함께 말을 타는 승마 체험, 송아지와 망아지에게 먹이를 주는 아기동물 체험 등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