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가격 내려가는데…"커피값은 왜 계속 오르나요?"

업계 "원두가격 외에도 우유, 인건비, 일회용 컵 등 가격 오르는 상황"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지난해 초 글로벌 원두 가격 폭등으로 국내 커피 가격이 줄인상된 가운데 최근 원두 가격 하락 속에도 커피값이 요지부동이다.

원두 가격 하락 속 커피값도 내려갈지 관심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커피빈코리아]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커피 원두(생두) 수입 가격이 최근 안정세에 들었다. 국제 원두 가격의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커피 원두 수입가격은 ㎏당 7천401원까지 올랐으나 12월에는 6천58원으로 18.1% 하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보통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이후에는 수입가격 하락 영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커피 원두 수입 전량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외식업계의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커피 가격이 내려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가 줄줄이 커피값을 올렸고, 올해 들어서도 인상 계획을 밝히는 곳들이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초 업계 1위 스타벅스가 7년 6개월 만에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가격을 4천1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올리며 인상의 포문을 열었고,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탐앤탐스 등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업계는 국제 원두 가격 폭등과 각종 원부재료비 상승 등을 가격 인상 이유로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커피 주요 산지의 이상 기후와 글로벌 물류 대란 등으로 원두 가격이 폭등한 바 있다.

저가 커피 브랜드로 알려진 매머드 익스프레스도 10일부터 커피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은 아메리카노 미디엄 사이즈는 1천400원에서 1천600원으로 200원(14.3%) 올랐다.

인스턴트 스틱커피 1위 동서식품 역시 대표 제품인 맥심과 카누 등의 제품 출고가를 지난달 15일부터 평균 9.8% 인상했다.

최근 내려가고 있는 원두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피 가격은 내려가기는커녕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커피 업계는 원두가 커피에 있어서 필수 요소는 맞지만 인건비와 우유 등 원부자재 가격 등이 오르고 있어 원두 가격 하락만으로 제품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흰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커피 업체들이 가격 인상 소식을 밝혔다. 인건비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천620원으로 전년 대비 460원(5.0%) 올랐다.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사이 원두 가격이 내려갔다고 하지만 이미 재작년부터 큰 폭으로 올랐고, 업체들은 비용을 감수하다가 몇 년 만에 가격을 올린 것이었다"며 "원두 외에도 우유나 과일 가격, 일회용 컵, 빨대 등은 물론 인건비, 임대료, 운송비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음료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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