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줄었지만, 변수는 중국발 신종 변이…국내유입 가능성은
연초 최대 방역 변수로 꼽힌 중국발 코로나19 감염자 입국이 일단 지금까지는 국내 확진 추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체류 입국자 양성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졌고, 국내 확진자 수도 감소세가 이어진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중국발 방역 위기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중국에서 새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게 의료계 중론이다. 특히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아닌 전혀 새로운 '파이'(π) 변이 발생 가능성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미크론에 비해 전파력과 치명률 모두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일 중국을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입국자는 1403명이다. 이 가운데 공항검사센터에서 입국 즉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은 단기체류 외국인은 401명이고, 이중 2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양성률은 5.5%로 전일 보다는 다소 올랐지만 10% 미만이다. 입국 후 PCR 검사가 시작된 2일 이후 양성률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건 전일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중국발 검역을 강화한 지난 2일부터 10일 0시까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은 총 390명, 누적 양성률은 17.5%다. 누적 양성률은 전일 20%에서 2.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4일 양성률이 3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5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이 의무화 된 뒤로 양성률은 확연히 내려갔다.
방역당국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지난 2일부터 △단기비자 발급 제한△항공편 증편 제한△입국 후 1일 이내 PCR(유전자증폭) 검사 등 중국발 방역 강화에 나섰다. 입국 전 음성확인서(48시간 내 PCR, 24시간 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제출은 지난 5일부터 의무화한 조치다. 지난 7일부터는 홍콩, 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입국 전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중국발 입국은 아직까지 국내 방역상황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태다. 이날 신규확진자 수는 전주대비 2만998명 줄어든 6만41명을 기록했다. 전주대비 감소세가 계속 이어진다. 중국발 영향이 제한적인데다 신규확진자 수도 줄자 실내 마스크 의무조정 논의 본격화 관련 언급도 나온다. 이번주 중환자 수가 줄어들 경우 방역당국이 다음주 부터 관련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중국발 변이 발생이다. 중국에서 새 변이가 발생할 경우, 아예 양국 왕래를 틀어막지 않는 이상 국내 유입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단 의료계에서는 현재로서 새 변이가 발생해도 기존 오미크론 계열 변이일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국내 유입돼도 큰 충격은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새 변이가) 아류라 해도 오미크론은 오미크론이고 어느 정도 우리가 방어력도 가지고 있어 이제는 (오미크론의 위협이) 거의 끝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무수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전파력과 독성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BA.5 이후 XBB.1.5, BN.1, BF.7, BQ.1 등 다양한 세부 변이들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일부 변이의 경우, '전파력 최강'이라는 표현이 붙고 있지만, 단순히 실험실에서 연구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중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추가로 새 변이가 발생해도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일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는게 의료계 관측이다. 정 위원장은 그간 해외에서 보도된 내용, 논문 등을 종합 고려하면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조만간 나타나기는 어렵지 않나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뒤를 잇는 전혀 새로운 변이인 일명 '파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새 오미크론 하위변이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지만 신규변이 발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변이가 나타날 경우, 전파력과 면역회피력, 치명률 모두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통상 전파력이 커지고 중증도는 떨어지는 방향으로 변이가 나왔지만 델타처럼 전파력과 중증도가 같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 예측이 항상 맞지는 않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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