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브랜드가 '세이코 가치' … 스마트워치·스위스시계 넘겠다

김규식 특파원(kks1011@mk.co.kr) 2023. 1. 9. 17: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손목시계는 단지 시간을 알려주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그 외의 부가가치를 주는 상품으로 변했고 시계 시장에서는 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의 도전도 거세졌습니다. 141년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들을 탄생시켜온 기술력과 스위스 명품들이 가질 수 없는 감성 등으로 승부해나갈 것입니다."

그는 "우리가 쿼츠 손목시계를 내놓은 뒤 여러움을 겪던 스위스 시계 업체들이 장인정신과 브랜드를 내세워 명품 시장에서 생존의 길을 찾았다"며 "그랜드 세이코에 대해서도 우리의 장인 기술이 얼마나 높은지, 우리 브랜드가 어떤 특징·차별성을 갖는지 등을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표 시계 세이코워치 나이토 아키오 사장
세이코워치를 이끌고 있는 나이토 아키오 사장이 세이코의 상징적 공간인 세이코하우스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김규식 특파원>

"손목시계는 단지 시간을 알려주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그 외의 부가가치를 주는 상품으로 변했고 시계 시장에서는 스마트워치 등 정보기술(IT)의 도전도 거세졌습니다. 141년 역사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들을 탄생시켜온 기술력과 스위스 명품들이 가질 수 없는 감성 등으로 승부해나갈 것입니다."

일본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계 회사 '세이코워치'의 나이토 아키오 사장은 시계 산업에 몸담은 38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와 향후 경쟁 포인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도쿄 긴자 한복판인 4초메에 자리 잡은, 고풍스러운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건물인 '세이코하우스'에서 나이토 사장을 만났다. 세이코의 창업자 핫토리 겐타로가 1894년 긴자 4초메로 진출한 데서 시작된 세이코하우스(옛 와코 본관)는 현재 손목시계 전시·판매 등을 하는 곳이면서 세이코와 일본 시계 산업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나이토 사장은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세이코가 걸어온 혁신의 길과 기술력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세이코는 태엽 등을 활용한 기계식 시계에 비해 정확도·정밀도를 높인 쿼츠 손목시계(석영과 전지를 활용한 전자식 시계)를 1969년 세계 최초로 내놓아 스위스 시계 업체들을 경영난에 빠지게 하기도 했다"며 "정밀하고 우수한 제품이어서 당시 시계 업계가 급속하게 쿼츠 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밖에도 액정표시장치(LCD)를 활용한 디지털시계, TV시계, GPS에서 시각 정보를 수신하는 제품 등을 모두 세계 처음으로 내놓았다"며 "이노베이션에 대한 신념이 우리 회사를 키워온 원동력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일본시계협회이사회장도 맡고 있는 나이토 사장이 몇 개의 손목시계를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의 답은 "세이코 제품 10개를 갖고 있고 가격은 수십만 원대에서 3000만여 원짜리까지 있다"였다. 나이토 사장 답변에서 세이코 제품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인 '그랜드 세이코'를 시작으로 스포츠·루키아·아스트론 등 가격·기능별로 10여 개 브랜드가 있고 가격대는 수십만 원대에서 6000만원대에 달하기도 한다. 그는 "스위스 명품 시계와 경쟁하고 있는 그랜드 세이코를 비롯해 모든 브랜드들에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술을 넣어서 하나하나 특징을 명확히 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토 사장이 보는 시계 산업의 변화는 '가치'에 있다. 그는 "예전에는 손목시계가 시간을 보기 위한 필수품이었지만 이제는 휴대폰을 비롯해 시간을 볼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기 때문에 '시간 이외의 가치'를 주는 상품으로 변했다"며 "취향, 브랜드, 디자인, 소비자 경험 등이 중요해졌고 이를 소비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이토 사장은 자신의 출생연도와 같은 1960년에 탄생해 스위스의 럭셔리 제품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그랜드 세이코에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쿼츠 손목시계를 내놓은 뒤 여러움을 겪던 스위스 시계 업체들이 장인정신과 브랜드를 내세워 명품 시장에서 생존의 길을 찾았다"며 "그랜드 세이코에 대해서도 우리의 장인 기술이 얼마나 높은지, 우리 브랜드가 어떤 특징·차별성을 갖는지 등을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이코는 각종 홍보·광고뿐 아니라 그랜드 세이코 제품 소유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소통하고 세이코하우스 7층의 공방이나 혼슈 북부 이와테현의 공방 등을 공개하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왔다.

시계 산업의 또 하나의 도전은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IT다. 나이토 사장은 "수십만 원대 시계에서 스마트워치 시장이 확실히 커져가고 있는데, 소프트웨어나 통신 등 스마트워치의 핵심 기술은 우리가 쌓아온 기술력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며 "GPS를 비롯해 활용할 수 있는 IT를 접목해가면서도 브랜드, 디자인 등 우리와 전통적 시계가 갖고 있는 가치를 잘 살린 제품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IT의 도전 속에서도 나이토 사장은 럭셔리 손목시계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그랜드 세이코의 젊은 층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10여 년을 보면 고급 시계의 가치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 럭셔리 시장이 커졌고 그런 가운데 그랜드 세이코도 성장해왔다"며 "럭셔리 시장에서의 전략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그랜드 세이코가 해외에서 빠르게 성장한 것은 SNS 소통 등을 통해 젊은 층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여러 나라의 고객과 대화해보면 30대를 비롯해 젊은 층 고객이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세이코 브랜드를 세계로 전파시킨 계기 중 하나는 '스포츠 타이밍'이다. 나이토 사장은 세이코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첫 계기가 1964년 도쿄올림픽의 공식 시계 메이커로 선정된 것이라고 했다 . 세이코는 1985년부터 2022년까지 17회 연속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공식 타이머로 자리를 지켰다. 100분의 1초를 다투는 기록 경기에서 등장한 세이코 브랜드는 기술과 정확성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를 했다.

나이토 사장은 세이코의 기술력을 살려 향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성장산업으로 '시간 비즈니스'를 꼽으며 타임 스탬프를 예로 들었다. 그는 "타임 스탬프라는 것은, 예를 들면 주식 거래가 몇 시 몇 분에 일어났는지 인증하고 증거가 되는 자료를 발행하는 비즈니스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간을 동기화하고 정확한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전자제품 등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명품 시계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 이에 대해 나이토 사장은 "시계 명품 브랜드 중 길지 않은 시간에 빠르게 성장한 것들도 있기 때문에 한국도 지금부터 브랜드를 육성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은 엔터테인먼트가 강한 만큼 이를 브랜드 육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규식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