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김웅빈 “작년 144경기 모두 아쉽다, 올해는 진짜…”[스경X인터뷰]

김경학 기자 2023. 1. 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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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의 김웅빈. 스포츠경향 자료사진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시즌 개막 전 기자들이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개인 타이틀이나 홈런 몇개, 타율 몇할 이상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는 선수들은 많지 않다. 마음속으로는 정했더라도, 웬만하면 언론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목표에 못 미치면 망신이기도 하고, 목표에 연연하다 보면 성적이 더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다음과 같이 답한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싶다”. 키움의 내야수 김웅빈(27)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의 경우는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그에게선 정말 진심이 느껴졌다.

키움의 홈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비시즌 땀 흘리고 있는 김웅빈을 최근 만났다. 김웅빈은 평일 오전 10시에 나와 기초 체력 훈련을 한 뒤, 점심 식사 후 오후 2~3시까지 기술 훈련까지 고척에서 진행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를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한 해”라고 돌이켜봤다. ‘가장 기억 남는 경기나 아쉬웠던 경기가 있느냐’는 질의에 김웅빈은 “지난해 다칠 때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저한테 144경기 모두가 아쉬웠던 경기”라고 답했다.

2022시즌 개막 전 키움의 가장 큰 화두는 KT로 이적한 박병호의 빈 자리, 주전 1루수가 누가 될 것인지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순위로 김웅빈을 꼽았다. 2016시즌 넥센(현 키움)에서 프로 데뷔한 우투좌타 김웅빈은 팀의 차세대 거포로 충분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2022시즌은 그가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개막 직전 시범경기 중 오른손 유구골 골절 판정을 받았다. 수술과 재활 뒤 복귀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김웅빈은 “1군 복귀 후 수술한 부위가 또 아프기 시작해 2군에 내려갔고, 다시 복귀했는데 옆구리 근육이 찢어졌다”며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 모두 고생이 심했던 그는 지난해를 되돌아보던 중 눈망울이 촉촉해지기도 했다.

김웅빈의 올해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이 외인 타자로 내야수를 영입함에 따라 팀 내 주전 경쟁은 지난해보다 더 치열할 것이기 때문이다. 2020시즌 전 25홈런, 2021시즌 전 15홈런, 2022시즌 전 붙박이 1루 등을 목표로 밝혔던 김웅빈은 “매년 목표를 말했을 때마다 성적히 좋지 않았다”며 “올해는 진짜 안 아프고 한 시즌을 완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웅빈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다소 늦은 나이인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높이뛰기와 멀리뛰기를 하던 육상부 선수였다. 동네 야구를 즐기던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육상부 감독이 중학교 때 야구부 입단 테스트를 권했고, 야구부 감독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5차례나 그의 집을 찾았다. 김웅빈은 “감독님이 4번째 찾아오신 뒤 부모님이 저를 앉혀놓고 야구하고 싶냐고 물으셨고, 저는 ‘야구 진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재능은 여느 선수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 김웅빈, 올해는 후회 없이 재능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을지 그의 올 시즌이 궁금해진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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