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에 '실례'한 남수단 대통령 촬영했던 언론인 6명 구금…"미승인 촬영물 공개"

이연수 2023. 1. 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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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J "불리한 보도 나올 때마다 언론인 구금해온 관행과 일치"
지난달 도로 개통식 당시 키르 대통령 모습 / 사진=사하라TV 유튜브, 연합뉴스


남수단공화국 대통령이 공식 행사장에서 바지에 ‘실례’를 한 모습이 생중계된 가운데, 이를 촬영한 남수단 언론인 6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6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남수단 국영방송(SSBC) 소속 언론인 6명이 승인받지 않은 촬영물을 공개한 혐의로 국가안보국에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CPJ는 현지 언론 보도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SBC 통제실 담당자와 촬영 기자와 책임자 등 6명이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국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임의로 (언론인을) 구금해온 그간의 관행과 일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살파 키르 마야르디트(71) 남수단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도로 개통식에 참석해 국가를 부르던 중 바지에 '실례'를 했습니다. 당시 그의 바지 안쪽이 젖고 발 아래 '물'이 고인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했고, 대통령의 체면을 깎는 영상을 유포해도 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후 해당 행사를 현장 취재했던 언론인들이 실종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영상과 관련이 있는 한 언론인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SSBC 측은 해당 영상을 방송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영상이 유포된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CPJ는 "남수단 당국은 SSBC 직원 6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고 이들이 어떠한 협박이나 체포에 대한 추가적인 위협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남수단 언론인연합(UJOSS)도 그동안 언론인 6명이 체포됐다는 보도를 부인해왔지만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금된 언론인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키르 대통령은 오랜 내전을 겪은 남수단이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후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12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는 헌법을 개정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등 독재했고, 그의 집권 이래 남수단에서는 선거가 단 한 차례도 치러지지 않았다가 내년에 첫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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