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190만원 받는 나, 이번 생에 내집 마련할수 있을까요?”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1. 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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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고 안먹고 여행 안가고…”
종잣돈 5000만원으로 시작
20대 재테크 전문가 조언
사진은경기 고양 일산 아파트.
지난해 9급 공무원에 합격한 김모씨. 오랫동안 ‘공시’(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다가 드디어 안정적인 직장을 얻게 됐습니다. 시험에 합격하면 여자친구와 결혼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결혼을 앞두고 망설여집니다. 월급 190만원. ‘내집마련이 가당키나 한가’ 생각이 듭니다. 김씨는 “핸드폰비 내고 교통비 내고 밥 값내면 남는게 없다. 내집마련은 이번생에는 불가능한 것이냐”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정부는 올해 9급 공무원 초임 봉급액은 지난해(168만6500원)보다 5% 올려 177만800원을 지급한다고 밝혔습니다. 9급 공무원 김씨는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내집마련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20대, 서울 아파트 사려면 95년 걸려
집값이 뛰면서 20대들의 좌절이 커지고 있습니다. 20대가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95년이나 걸린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이한진 민주노동연구원은 저축가능액과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2020년 12월 기준 20대 가구의 저축가능액은 연간 1099만원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이는 정기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경상소득 연 3533만원에서 소비지출 연 1939만원과 비소비지출 연 495만원을 뺀 금액입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4299만원(2020년 12월 기준). 저축액으로 집을 사는데 94.91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보고서가 작성된 때가 2021년이니 올해 기준으로 적용하면 시간이 더 늘어납니다. 2022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2억6421만원이니 20대가 서울 아파트를 매매하기 위해서는 126년은 더 걸리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내집마련’은 포기하지말라고 조언합니다.

돈 안쓰는 ‘인고의 시간’ 재테크의 기본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안쓰고 안먹고 아껴써서 모은 돈으로 첫 집을 사고 계속 자산을 불려가는 경험을 통해 금융체력을 키워야한다”고 강조합니다. 다음은 고준석 대표와 일문일답.

-월급 190만원인데 도대체 저축이 가능할지 엄두가 안납니다

=첫 씨드 5000만원까지는 이를 악물고 모아야합니다. 청년들의 주거비가 크기때문에 가능하면 부모님댁에서 나오지 마시고요. 차 사지말고, 신용카드 없애고, 여행도 참고요. 그렇게 2~3년 고생해서 첫 씨드는 모아야합니다.

-이 과정을 패스할순 없나요. 어떻게 안먹고 안쓰고 살수 있나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자산을 늘리려면 어쩔수 없습니다. 이 과정은 모든 사람이 겪는 과정입니다.

-그러면 5000만원 모으면 내집마련 가능한가요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 둘이 각 5000씩 모으며 1억원으로 내집마련을 하세요.

-1억으로 살수 있는 집이 없는데, 가능한가요

=유망한 지역이 있다면, 전세를 안고 최소금액(1억원)으로 살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보금자리론을 눈여겨보세요. 대출한도가 높고, 금리도 낮고요.

-어디를 사야하나요

=첫집부터 서울 아파트는 불가능하고요. GTX가 개통될 지역 위주로 눈여겨보세요. 요즘 집값이 떨어졌으니 오히려 실수요가 진입하기 괜찮습니다.

-결혼해서는 돈을 모을 수 있을까요. 선배들 말로는 결혼하면 돈을 못모은다고 하는데요.

=수입은 공통으로 공유하고 지출은 한명이 통제하세요. 다음번 단계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신혼부부도 몇년간은 안쓰고 안먹고 참아야겠지요. 여행도 줄이고요. 자동차도 사지 마시고요. 그렇게 신혼때 돈을 모아놨다가, 몇년뒤에 또한번 갈아타셔야합니다. 그렇게 단계적으로 자산을 불리는 경험을 통해서 재테크를 익히고 자신감을 얻게 될겁니다.

고준석 대표는 재테크의 첫 걸음 청년때 시작된다고 강조하면서 “청년시절 안먹고 안쓰는 경험을 통해 씨드를 만들고 자산을 불려나가는 성취감을 느껴야한다”면서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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