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금지구역 축소 안돼”…수방사, 대통령실 이전때 반대했지만 묵살

손효주기자 2023. 1. 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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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정부와 군이 비행금지구역(P-73) 축소를 추진할 당시 육군 수도방어사령부가 북한 무인기 등 공중 위협 우려를 들어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하지만 P-73은 (B구역을 없애면서) 용산 집무실 반경 약 3.7km로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북 무인기 위협 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군은 북한 무인기의 P-73 진입 가능성을 강력 부인해 오다가 이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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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금지구역(P-73)
지난해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으로 정부와 군이 비행금지구역(P-73) 축소를 추진할 당시 육군 수도방어사령부가 북한 무인기 등 공중 위협 우려를 들어 강력한 반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과 수도권을 방어하는 일선 부대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축소해 지난해 12월 26일 서울까지 남하한 북한 무인기의 대응 작전에 부실을 초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1~6m급 소형기 위주로 20여 종 500대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자폭형 공격형 무인기도 소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방사는 지난해 5월 합동참모본부에 “적(북한)의 공중 위협 대비를 위한 우리 군의 무기체계가 새로 만들어진 게 없고 적 공중 위협이 감소됐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어 P-73 공역을 줄여선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당시 정부와 군은 P-73을 용산 집무실 인근 반경 약 3.7km(2해리)로 축소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원래 P-73은 청와대 중심으로 A구역(반경 3.7km)과 B구역(4.6km) 등 총 8.3km(4.5해리) 반경에 설정돼 있었다. 수방사가 보낸 공문엔 “P-73 공역을 줄이더라도 최소 약 5.6km(3해리)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한다. 지난해 5, 6월 국방부와 합참, 수방사,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들이 수차례 공역 축소 관련 토의를 진행할 때도 수방사는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하지만 P-73은 (B구역을 없애면서) 용산 집무실 반경 약 3.7km로 크게 줄었고, 이로 인해 북 무인기 위협 등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군은 지난달 서울까지 내려온 북한 무인기 1대가 P-73의 북쪽 끝 일부를 침범한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밝혔다. 구체적인 침범 위치와 거리, 고도 등은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 무인기는 종로구와 중구, 중랑구 일대까지 접근한 것으로 추정된다. 용산 대통령실까지는 약 4km 거리다.

앞서 군은 북한 무인기의 P-73 진입 가능성을 강력 부인해 오다가 이날 말을 바꿨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작전요원이 깜빡거리면서 점 형태로 찍힌 레이더 항적을 무인기로 평가하지 않았다”며 “사후 분석 과정에서 (항적으로 포착된) 점과 점 사이를 이어보니 북한 무인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떼나 기구 등으로 오판해 항적이 무인기 흔적이라는 평가를 하기까지 일주일 넘게 걸렸다는 것이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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