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혹한기 훈련

천남수 2023. 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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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훈련' 일반인에게는 낯설겠지만, 군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육군 보병부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한 사람 대부분이 혹한기 훈련과 유격 훈련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하는 이유다.

그래서 간혹 혹한기 훈련기간 날씨가 풀리면, 군 생활도 풀렸다고 했다.

새삼 군 시절 혹한기 훈련을 떠올린 것도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즘 날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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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훈련’ 일반인에게는 낯설겠지만, 군 생활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혹한기 훈련은 가장 추운 1월 중 주로 전방부대에서 실시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는 전방부대는 산악지대가 많아 그 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눈도 많이 내린다. 한겨울 꽁꽁 얼어버린 눈밭에서 훈련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혹한기 훈련은 일단 추위를 뚫고 작전지역까지 먼 거리를 행군해야 한다. 때로는 눈보라를 맞으면서 험준한 산악지대를 걸어서 이동하기도 한다. 작전지역에 도착하면 산악지대에 참호를 파고, 가상 적을 상대로 경계 훈련과 침투훈련을 실시한다. 훈련을 마치면 텐트를 치고 야영한다. 야영은 A형 텐트에 군용 침낭으로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 난방기구를 사용할 수도 없고, 불도 피우지 못한다. 불빛이 적에게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알몸으로 눈밭을 뒹굴거나, 얼어있는 강물에 뛰어들면서 강인한 정신력을 자랑하는 것도 혹한기 훈련에서 이뤄진다. 굳이 강추위 속에서 훈련하는 것은 한계상황에서도 높은 전투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전우애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투가 날씨를 가려가면서 벌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30개월 군 생활을 했던 시절에는 두번 혹은 세번의 혹한기 훈련을 감내해야 했다. 여름철에는 혹한기 훈련만큼 어려운 유격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육군 보병부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한 사람 대부분이 혹한기 훈련과 유격 훈련을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하는 이유다. 그래서 간혹 혹한기 훈련기간 날씨가 풀리면, 군 생활도 풀렸다고 했다. 복무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된 요즘에는 한번 정도의 혹한기 훈련을 받지 않을까 싶다.

올겨울은 유난히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새삼 군 시절 혹한기 훈련을 떠올린 것도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즘 날씨 때문이다. 기상청은 혹한이 이어지는 것은 북극 온난화로 차가운 공기가 북쪽으로 이동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했다. 모두 기후변화 때문이 아닌가.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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