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화가'와 함께 '태양과 정열의 나라' 멕시코로 GO! (김물길 작가)|상클 라이프

이가혁 기자 2022. 12. 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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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 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 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클 라이프' 매주 금요일 아침에는 우리 상클 여러분의 일상을 선물해 드립니다. 오늘(30일) 저희의 여행 길잡이가 되어주실 분 영상으로 먼저 만나볼게요. 일상과 풍경에 상상을 더한 그림으로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화가이자 여행작가 김물길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물길/작가 : 너무 오랜만이에요. 김물길입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앵커]

진짜 오랜만인데 요즘 날씨가 정말 춥잖아요. 그래서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그 그림들 너무 그립더라고요. 생각도 많이 나고. 떡볶이 이런 거. 맞아요. 오늘 저희와 함께 가볼 곳 어딘가요?

[김물길/작가 : 제가 가장 최근에 다녀온,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여행지 멕시코입니다.]

[앵커]

멕시코. 태양과 정열의 나라 멕시코. 가장 먼저 어디를 소개해 주실 건가요?

[김물길/작가 : 먼저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오티우아칸이라는 곳인데요. '신들의 도시'라는 뜻이에요. 멕시코 고원 해발 2300m에 있는 고대도시인데 아메리카대륙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 유적입니다. 죽은 자의 길이라고 불리는 그 넓은 길을 걸어가면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태양의 피라미드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이름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늘 하나 찾을 수 없는 곳이었어요. 정말 규모가 거대한 만큼 그 정상에 오르는 것이 굉장히 숨에 차는 일이었습니다.]

[앵커]

꽤 오래 걸렸을 것 같아요.

[김물길/작가 :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정말 모든 사람들이 헉헉대면서 중간에 한 두세번 정도는 쉬어줘야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어요.]

[앵커]

이집트 사막의 피라미드랑 또 다른 느낌인데 이걸 또 어떻게 작품에 담아내셨을지 궁금합니다.

[김물길/작가 : 이곳이 신들의 도시이다 보니까 인간의 눈이 아니라 신의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제가 선택한 것이 열기구였는데요. 아침 일찍 가서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라서 그 거대한 피라미드를 내려다 봤어요. 그러니까 새의 시선일 수도 있겠죠. 딱 그렇게 그림을 보니까 그 거대했던 피라미드가 오히려 육지에 잠을 자고 있는 거북이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앵커]

상상도 못했어요, 저는. 갑자기 거북이가 나와서 상상도 못했네요. 또 거북이가 약간 신성함의 상징이잖아요. 그래서 적용을 하신 것 같아요.

[김물길/작가 : 맞아요. 또 동시에 장수의 상징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거북이의 단단한 등껍질이 그때 치열했던 그들의 역사를 느껴주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앵커]

정말 인상깊습니다. 기구에 올라가서 그림 그리시는 모습도 봤는데 진짜 멋있습니다. 다음 장소도 넘어가볼까요.

[김물길/작가 : 그다음 장소는 프리다 칼로 생가인데요. 혹시 프리다 칼로 아세요?]

[앵커]

자화상으로 유명한.

[김물길/작가 : 맞습니다. 갈매기 눈썹으로 이루어진 여성 화가인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예요. 왜냐하면 그녀의 그림을 보면 프리다 칼로가 생각나고 프리다 칼로를 면 그녀의 그림이 생각이 나거든요. 그러니까 화가와 그림이 약간 한몸이 된 것 같아서 제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좋아하는 화가입니다.]

[앵커]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생가에서 그림을 그리면 어떤 기분일까요?

[김물길/작가 :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의 삶이 굉장히 치열했고 굉장히 힘든 삶을 살기도 했었거든요. 그런 삶들을 여과없이 캔버스 위에 눈치도 보지 않고 무섭도록 올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럽지만 좀 닮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렇게 생각해 보니까 '나는 지금 스스로에게 혹은 세상의 너무 눈치를 보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그런 질문을 저에게 던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마치 제가 좋아하는 가혁 선배랑 같이 방송을 하는 기분 같기도 해요. 왜냐하면 저도 '나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나는 가혁 선배님처럼 이렇게 눈치 안 보고 못 하겠는데'라는 생각을 가끔 하거든요. 눈치 좀 보겠습니다. 그런 압박으로 느껴지는데. 그런데 그런 고민이 들어 있는 작품, 어떻게 탄생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물길/작가 : 제가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초상화를 그려서 선물할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사심 가득한 그림을 그렸는데 제가 좋아하는 프리다칼로의 그림 안에 등장하는 화관을 제가 잠시 빌려쓰고 그녀와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앵커]

제목이 프리다&I라고 쓰여 있네요. 닮았어요, 두 분이. 일부러 존경하니까 닮은 느낌으로 그린 거 아니에요?

[김물길/작가 : 그런 느낌으로 화장도 비슷하게 했고요. 대칭으로 그렸습니다.]

[앵커]

이건 진짜 평생 작가님께서 소장하셔야 될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거기 놓고 와도 될 것 같아요.

[김물길/작가 : 그런데 전시를 했는데 누군가 소장을 하셔서 지금 제 손에는 없지만 그분이 잘 간직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앵커]

의미가 담겨 있는 작품이었고요. 또 다음 장소는 어디인가요?

[김물길/작가 : 멋진 폭포로 찾아갈 건데요. 멕시코 중북부에 위치한 너무나도 아름다운 타물폭포입니다. 그런데 이곳으로 향하는 길이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카누를 타고 여러 사람이 한참 노를 저어서 가야만 했는데요. 모터보트가 없이 굳이 직접 노를 저어서 가는 이유는 물고기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오염시키고 싶지 않아서라고 합니다.]

[앵커]

그 마음이 예쁘네요.

[김물길/작가 : 조금의 그런 인간의 불편함과 최소한의 배려가 이곳을 오래도록 곁에 남게해 주는 최고의 비법이었던 거죠.]

[앵커]

직접 노를 저으시는 모습이죠?

[김물길/작가 : 바로 저입니다.]

[앵커]

노도 젓고 그다음에 힘들텐데 또 여기서도 작품을 남기셨잖아요.

[김물길/작가 : 한참 노를 저어서 가고 있는데 이곳이 물고기들이 사는 세상이잖아요. 그러니까 이 물고기들이 이 물을 어떻게 생각을 할까라는 고민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림을 그려봤는데요. 여기 아래 보이는 물들은 낮은 그들의 동네 그리고 저기 멀리 떨어지는 폭포가 그 중심가에 있는 높은 도시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시티 오브 타물'이라는 제목으로 그들의 세상을 한번 그려봤습니다.]

[앵커]

타물폭포의 그 물줄기를 도시의 빌딩으로 바꿔놓으신 거군요.

[김물길/작가 : 맞아요.]

[앵커]

저희가 이렇게 소파에 앉아서 편안하게 감상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예쁜 풍경, 그리고 멋진 그림도…저는 이걸 보면서 도시에서도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메시지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김물길/작가 : 또 그들의 세상이 온전히 존재하니까 잘 지켜줘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앵커]

또 멕시코에 예쁜 소도시도 많잖아요.

[김물길/작가 : 맞아요. 멕시코에 정말 가볼 만한 도시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곳이 '과나후아토'라는 곳인데요. 정말 알록달록한 뽐내는 낭만적인 소도시입니다. 멕시코시티에서 한 5시간 정도 거리에 있고요. 여러분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 아시죠?]

[앵커]

리멤버 미.

[김물길/작가 : 맞아요, 리멤버 미. 그 배경이 된 도시예요. 그래서 죽은 자의 날이 나오잖아요. 그곳이 펼쳐지는 축제, 그 도시입니다.]

[앵커]

실제로 그 도시에서 이 코코가 배경이 된 거예요, 그러면?

[김물길/작가 : 맞아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만큼 저도 이 코코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곳에 갔을 때 저한테 와닿는 게 달랐어요. 그런데 코코에도 해골이 굉장히 많이 등장을 하는데 그곳에 가면 온통 다 해골 천지거든요. 기념품도 해골이고. 처음에는 약간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해골이 굉장히 친근하고 귀엽게 느껴질 정도로 시내를 쭉 구경을 하고 이제 전망대에 올라서 그 아름다운 알록달록한 전망을 보려고 올라갔는데 그때 봤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해 질 때까지 그곳에 앉아서 야경까지 보고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게 다 작가님이 직접 찍거나 직접 준비하신 그림인 거죠? 정말 멋집니다. 아까 그 오래된 소도시의 어떤 건물들, 오밀조밀한 건물들을 그림을 그리시는게 있었는데 그 색감도 정말 멋있었던 것 같고요.

[김물길/작가 : 맞아요. 저 그림은 제가 정상에 올라가서 스케치를 하고 나중에 다시 올라가서 한 몇 시간 동안 채색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알록달록 색깔이 진짜 많이 쓰인 것 같아요. 해가 질 때까지 그리셨다고 했는데 그러면 총 얼마나 걸린 거예요?

[김물길/작가 : 한 5시간 정도 꼬박 그렸던 것 같아요.]

[앵커]

저 같으면 한 한 달은 걸릴 것 같기는 한데. 저는 시도를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정말 매력적인 도시고 그걸 그림으로 보니까 매력적인데. 다음으로는 어디로 안내를 해 주실 건가요?

[김물길/작가 : 그다음은 멕시코의 바닷속으로 가보겠습니다.]

[앵커]

바닷 속? 직접 들어가셨나요? 지금 멕시코에서 스킨스쿠버를 직접 하신 건가봐요?

[김물길/작가 : 맞아요. 잠수 장비를 착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바로 멕시코 칸쿤에 위치한 최초의 수중 박물관 '무사'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400여 개의 조각품들이 가라앉아 있는 곳인데 작품뿐만 아니라 그 취지 또한 굉장히 아름다운 곳이에요. 모든 작품을 산호를 비롯한 해양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수소이온 농도가 중성인 해양 시멘트를 사용했고 바닷속에서도 하강기류인 곳에 설치를 해서 물고기들이 산란 이후에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해요. 그래서 그만큼 굉장히 자연을 생각한 박물관인 거죠.]

[앵커]

그러니까 약간 물고기들도 그 조형물에서 거처로 삼을 수 있는.

[김물길/작가 : 네, 살 수 있고 산호도 잘 자랄 수 있게 조성을 해 놓은 겁니다.]

[앵커]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같은데 어떠셨나요? 물속에 직접 들어가셔서 거북이도 만나보고 하셨는데.

[김물길/작가 : 맞아요. 바다로 내려갔을 때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그곳에 취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각품들은 인간의 손을 떠나서 이제 다음 예술가인 바다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서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타물폭포에서 물고기들과 오염을 우려해서 모터보트를 사용하지 않았잖아요. 그런 것들에 이어서 여기서도 자연과 오래 공존할 수 있는 뭔가 건강한 가치를 배운 기분이었습니다.]

[앵커]

진짜 멋있고 너무 가보고 싶은데 최초의 수중박물관이 무사, 작가님의 작품에 어떻게 녹아들었을까요?

[김물길/작가 : 제가 이곳을 수영하고 전시를 보면서 약간 취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멕시코…]

[앵커]

술을 드시고 들어간 건 아니죠.

[김물길/작가 : 제가 술은 잘 못하지만 멕시코의 데낄라 술 한 잔에 이 이야기들이 담겨지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술 한잔의 그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앵커]

오히려 아까 넓은 그 광활한 대자연을 병 속으로 넣는 것을 역으로 생각하신 그런 아이디어 같아요. 지난번에 남해 여행 때 보여주신 '다랭이 한 잔' 그 그림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김물길/작가 : 기억해 주시네요. 그리고 이곳에서 제가 또 바다를 담은 그림이 있는데요. 제가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고프로 배터리가 나간 거예요. 그래서 하나도 찍지 못하고 그러면 내가 눈으로 열심히 담아야겠다. 그래서 열심히 기억하고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데 지금이 한참 연말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도 인간들도 연말이라고 화려하게 이것저것 장식도 하고 꾸미는데 이 바닷속에서도 그들만의 연말 파티를 벌이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바다트리로 산호와 물고기가 만들어낸 멋진 트리의 모습을 그려보았습니다.]

[앵커]

마치 인어공주가 결혼식을 하는 날 같은 느낌도 들고요. 멕시코 여행 마무리되는 게 너무 아쉬운데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소개해 주시죠.

[김물길/작가 : 아쉽지만 정말 딱 하나만 고르자면 멋진 '세노테'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멕시코에는 싱크홀이라고 '익킬세노테'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유독 세노테 지형이 많은데 그곳은 신성한 우물이라는 뜻이에요. 유카탄반도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지형으로 석회암 지대가 침식 작용으로 함몰돼서 만들어진 곳인데요. 익킬세노테는 지상의 지상에 덩굴이 얼기설기 내려온 모습 때문에 인기가 굉장히 많고요. 지금 아까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천연 수영장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다이빙도 즐길 수 있고 딱 직접 보시면 거대한 작품처럼 느껴지는 거죠.]

[앵커]

되게 줄이 주렁주렁 매달려서 신비로운데 여기서도 멋진 작품을 하나 만들어놓으셨나요?

[김물길/작가 : 맞습니다. 이곳을 보고 제가 세노테 입구가 새와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니까 저 새는 멕시코에서 굉장히 유명한 열대우림에서 서식하는 '모트모트'라는 새인데요. 그 새의 특징이 꼬리에 긴 깃털이 달려 있어요. 그 깃털을 내려오는 햇살로 표현을 했고. 그러니까 하늘을 온몸으로 담고 있는 새와 자연이 준 그런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그런 공존의 모습이 저에게 굉장히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앵커]

저는 올 한 해 사건사고도 많았는데 뭔가 저 새 모양이 공간에서 빛이 내려오는 모습이 내년에 희망을 주는 그림으로도 제가 해석을 하고 싶네요.

[김물길/작가 : 그럼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앵커]

오늘 12월 30일날 이 그림을 마지막으로 보는 게 정말 뜻깊은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우리 모두 정말 저렇게 날개 쫙 펴고 비상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아름다운 멕시코 랜선여행 그리고 작품까지 함께 잘 보았고. 저희가 너무 아쉬워서 김물길 작가님 조금 늦게 퇴근하시라고 본방송 끝나고 유튜브로 이어지는 상클 2교시에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물길/작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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